LG의 파격행보, 신인 임지섭 2차전 선발...왜?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3.29 17: 27

LG가 개막전 김선우 선발 등판에 이어 또 한 번의 파격을 선보였다.
LG 김기태 감독은 29일 두산과 개막전에서 4-5로 패한 후 30일 선발투수로 신인 좌투수 임지섭(19)을 예고했다. 이미 김선우 등판을 통해 미디어데이를 술렁이게 만든 바 있는 김 감독이 연이어 대형 이슈를 만든 것이다.
임지섭의 선발 등판은 김선우 이상으로 예상하기 힘들었다. 무엇보다 LG는 임지섭을 당장 1군에 등판시키는 게 아닌, 2군에서 시간을 두고 키우기로 정했다. 150km의 빠른 공을 던지지만, 투구폼과 밸런스, 그리고 타자와 상대하는 방법이 정립이 단 된 만큼, 차분하게 한 단계씩 밟게 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레다메스 리즈가 전혀 예상치 못했던 부상으로 LG를 떠나게 됐고, 선발감으로 낙점한 몇몇 투수들이 개막일까지 페이스를 올리지 못했다. 이에 따라 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일정을 고려해 선발진 3인방으로 류제국 우규민 코리 리오단을 각각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경기에 배치하려 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원투쓰리 펀치를 홈 개막 3연전에 넣었다.
LG는 4월 1일부터 3일까지 SK와 잠실구장에서 3연전을 치르면 4일 동안 경기가 없다. 때문에 4월 8일 사직 롯데전부터 류제국으로 시작하는 정상 로테이션을 가동하는 게 가능하다. 물론 LG가 류제국 우규민 리오단 중 2명을 개막 2연전에 넣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럴 경우 LG는 선발투수로 인해 최소 엔트리 한 자리를 낭비하게 된다. 만일 30일 경기에 2선발 우규민이 나온다면, LG는 우규민이 다시 2선발투수로 선발 등판해야 하는 8일, 혹은 9일까지 우규민을 엔트리에 넣어둬야 한다. 하지만 임지섭을 30일에 선발 등판시키고 곧바로 1군 엔트리서 제외시켜도, 임지섭이 향후 3선발 이하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데에 전혀 문제가 없다.
물론 임지섭이 그동안 기대 이상의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인 것도 크게 작용했다. 임지섭은 시범경기서 2경기 5⅓이닝 동안 단 한 점만을 내줬다. LG 강상수 투수코치는 임지섭을 두고 “지섭이가 좋을 때는 선발투수 중 구위가 제일 막강하다. 그야말로 타자가 칠 수 없는 공을 던진다”며 “그러나 안 좋을 때는 스스로 무너진다. 기본적으로 습득이 빠르고 영리하기 때문에 시간이 흐를수록 더 좋아지리라 본다”고 밝혔다. 강 코치는 지난 26일과 28일 임지섭에게 각각 약 60개와 35개 불펜피칭을 시키며 여러 가지 조언을 했다.
객관적인 매치업만 놓고 보면 노경은을 내세운 두산이 앞선다. 하지만 결과는 붙어봐야 나온다. LG에 있어 이번 개막 2연전은 1승 1패만해도 대성공이다. 김 감독은 시즌 개막에 앞서 “우리 선수들이 지난 2년 동안 많은 역경을 잘 이겨냈다. 이제는 일회일비하지 않고 위기서 잘 일어설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개막 2연전 2패를 하더라도 LG의 진짜 시즌 시작은 4월 1일 홈 개막 3연전부터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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