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훈(현대코끼리씨름단)이 29일 충청북도 보은군 보은국민체육센터에서 열린 ‘IBK기업은행 2014 보은장사씨름대회’ 한라장사(110kg이하) 결정전(5판3선승제)에서 윤성민(연수구청)을 3-1로 제압했다.
이로써 박병훈은 선배들의 전유물로 불리었던 한라급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물리치고 생애 첫 한라장사에 등극했다. 반면, 윤성민은 결승까지는 무안하게 진출했지만, 신예의 패기에 밀려 아쉽게 1품에 머물렀다.

박병훈의 선전을 기대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이미 한라급 8강 진출자에는 김기태(현대코끼리씨름단), 이주용(수원시청), 이준우(현대코끼리씨름단), 우형원(용인백옥쌀) 등 기라성 같은 선배들이 포진되 있었다.
박병훈은 이러한 부담감을 실력으로 입증했다. 박병훈은 8강에서 우형원을 물리친 뒤 4강에 진출했다. 4강에서는 8강전서 김기태를 물리친 이주용과 맞붙었다. 이주용에게 먼저 첫 판을 내준 박병훈은 불리한 조건 속에서도 차분한 경기운영으로 2판을 연달아 가져와 2-1로 승리했다.
박병훈의 결승전 상대는 연수구청 윤성민. 양 선수는 한라장사 타이틀이 없는 만큼 치열한 승부를 펼쳤다. 박병훈이 돌림배지기로 먼저 한판을 가져왔다. 그러자 윤성민이 두 번째 판을 덮걸이로 가져와 1-1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놨다.
승부가 기울어진 건 세 번째 판이었다. 박병훈은 1-1 상황에서 세 번째 판을 밀어치기로 가져와 2-1로 역전했고, 네 번째 판 시작과 함께 잡채기로 윤성민을 눕혀 최종 스코어 3-1로 승리했다.
박병훈은 “꿈만 같다. 현대에 입단하고 부상과 슬럼프가 있었다. 열심히하다보면 분명 좋은날이 있을 거라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며 “4강전 이주용 선수와의 경기가 제일 고비였다. 팀 선배인 (김)기태 형과 (이)준우 형께서 이주용 선수에 대해 이야기해주셔서 이길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어 “한라장사가 확정되고 아버지 생각이 제일 많이 났다. 아버지께서 씨름을 좋아하셔서 어린 시절부터 경기장에 많이 오셨다. 그런데 실업팀 입단 후 아버지가 오시는 게 부담이되 오시지 말라고 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아버지께 항상 죄송했다. 오늘은 무언가 꼭 해드리고 싶어 더욱 열심히 했다. 오늘 한라장사 타이틀은 아버지께 받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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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 씨름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