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출신 타자들의 홈런포가 국내 거포들을 잠재울까. 프로야구 개막전에서부터 외국인 거포들의 홈런쇼가 펼쳐지면서 상대적으로 국내 거포들은 힘을 잃었다.
29일 2014시즌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우천 연기된 사직 한화-롯데전을 제외한 3경기에서 6개의 홈런포가 쏟아져 나왔다. 그 가운데 단연 주목 받은 홈런포는 칸투(32, 두산)의 역전 결승 3점 홈런. 잠실구장 가운데 전광판을 때리는 대형 홈런이었다.
칸투는 잠실 LG전 3회 2사 1,3루에서 김선우의 131km 바깥쪽 슬라이더를 통타했다. 손목 힘으로 바깥쪽 공을 밀어냈고 192cm 92kg 체격에서 뿜어 나오는 힘도 방망이에 그대로 실렸다. 밀어 때린 타구는 135m 큼지막한 아치로 연결됐다.

칸투는 LG 코칭스태프를 비웃었다. 2사 3루에서 LG 코칭스태프가 왼손 타자 김현수를 걸리고 칸투를 선택한 것. 칸투는 2구만에 LG의 선택이 틀렸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1-3으로 지고 있던 경기를 4-3으로 뒤집는 홈런포. 영양가도 만점이었다. 빅리그 통산 104홈런과 지난 시즌 트리플A 31홈런을 기록한 칸투의 힘과 결정력이 느껴졌다.
빅리그 통산 135홈런을 기록한 스캇(36, SK) 또한 첫 경기서부터 홈런을 쏘아 올렸다. 문학 넥센전에서 3회 동점포를 때렸다. 넥센 벤헤켄의 안쪽 낮은 직구를 걷어 올렸다. 125M 아치. 홈런뿐만 아니라 선구안도 눈에 띄었다. 4타석 가운데 볼넷을 두 개 골라 3차례 출루에 성공했다. 올해 외국인 거포 가운데 가장 화려한 경력을 갖춘 스캇도 칸투 못지않은 실력을 자랑했다.
빅리그 출신 거포들의 홈런포가 터진 반면 국내 거포들은 살짝 가려진 모습이었다. 2년 연속 홈런왕 박병호(28, 넥센)는 첫 날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볼넷을 2개 얻어냈지만 칸투와 스캇의 파괴력에 밀렸다. 최형우(31, 삼성)는 개막전에서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또 나지완(29, KIA)도 4타수 무안타, 최정(27, SK)이 4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국내 거포들은 개막전에서 방망이가 숨을 죽였다. 외국인 거포들이 가세하면서 첫 날부터 홈런포가 쏟아진 프로야구.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가 펼쳐 보일 홈런포 대결도 올 시즌 흥미로운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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