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인 포수 김민수(23)의 개막전 선발출장이 확정됐다. 14년 만에 개막전 선발 신인 포수가 등장한 것이다.
한화 김응룡 감독은 지난 29일 사직구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롯데와 시즌 개막전이 우천 연기된 가운데 "개막전 선발 포수는 김민수를 내보내기로 했다"고 확인했다. 김민수는 30일로 하루 미뤄진 롯데와 시즌 개막전에 선발 포수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다.
이로써 김민수는 14년 만에 개막전 신인 포수의 영예를 누리게 됐다. KIA 김상훈이 해태 소속이었던 지난 2000년 4월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개막전에 주전 포수 마스크를 쓴 바 있다. 당시 신인 김상훈을 개막전 선발 포수로 쓴 사령탑도 바로 김응룡 감독이었다.

상원고-영남대 출신으로 2014년 2차 2번 전체 24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김민수는 177cm 80kg 작은 체구에도 강한 어깨와 정확한 송구 능력 그리고 민첩한 동작으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제주도 마무리훈련 때부터 김 감독의 눈에 들었고, 스프링캠프를 거쳐 시범경기에서도 주전으로 기용하며 테스트했다.
김민수는 시범경기 12경기 중 11경기에 나와 23타수 5안타 타율 2할1푼7리 3타점을 기록했다. 도루 6개를 허용하는 동안 3개의 도루자를 잡아내 도루저지율은 3할3푼3리. 김 감독은 시즌 전 마지막 실전 경기였던 26일 KIA와 연습경기에서 김민수를 주전으로 기용, 그의 개막전 선발 포수 기용을 굳혔다.
사실 지난해에도 김 감독은 신인 포수를 개막전 선발로 내보내려 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FA 이용규의 보상선수로 KIA에 이적한 고졸 신인 한승택(경찰청)이 그 주인공. 그러나 정작 롯데와 개막전에서 주전 마스크를 쓴 사람은 정범모였다. 당시 김 감독은 "난 한승택을 쓰고 싶은데 코치들이 너무 긴장할 수 있으니까 정범모를 쓰자고 하더라. 코치들의 의견을 따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는 김 감독과 코치진의 의중이 모아졌다. 김 감독은 "이미 김민수를 쓰기로 했다. 코치들도 김민수가 좋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김민수는 프로 데뷔 첫 경기부터 선발포수 마스크를 쓰고 팀을 이끌게 됐다. "개막전에 나가고 싶다"는 김민수의 바람이 마침내 실현된 것이다.
그렇다면 14년 전 데뷔전을 개막전 선발 포수로 치른 김상훈의 성적은 어땠을까. 당시 김상훈은 3타수 무안타에 그쳤고, 해태는 두산에 1-2로 패했다. 하지만 김상훈은 데뷔 첫 해 1군에서 88경기를 뛰며 경험을 쌓더니 2001년부터 확실한 주전 포수로 발돋움했다. 한화도 고정된 주전 포수를 반드시 키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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