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신인 임지섭 선발, 고육지책이 대반전카드?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3.30 06: 51

대반전이 일어날 수 있을까?
LG가 2014시즌 시작부터 파격적으로 선발투수를 기용하고 있다. LG는 29일 두산과 개막 2연전 첫 번째 경기에선 2008시즌부터 6년 동안 두산 마운드의 중심이었던 김선우를 올렸다. 그리고 30일 두 번째 경기에선 만 18세 고졸 신인 임지섭을 선발 등판시킨다.
사실 김선우의 선발 등판까지는 가능성이 있었다. 지난 12월에 LG 유니폼을 입은 김선우는 몸 상태만 좋다면, 기존 선발진과 경쟁할하기에 충분한 커리어와 노련함을 갖췄다. 개막전 선발 등판까지 예상하기는 힘들었어도, 김선우가 2014시즌 LG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확률은 상당했다. 김선우는 불과 2년 전 16승 7패 평균자책점 3.13으로 리그를 호령했던 투수다. 지난 2년간 자신을 괴롭혔던 부상에서 탈출한다면, 부활할 확률이 상당했다. LG 트레이닝 파트도 각별히 김선우를 신경 썼다. 김선우 또한 “확실히 지난 2년보다 훨씬 몸 상태가 좋다”고 밝혔다. 

그런데 임지섭의 선발 등판은 당초 계획에도 없었다. 김기태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올 시즌 임지섭을 2군에서 단계적으로 키울 생각이었다. 지난 16일까지만 해도 김 감독은 “이제 겨우 19살 아닌가. 대학교 신입생이 3, 4학년 선배들한테도 어려워하는데 프로 대선배들이 어려운 것은 당연하다”며 “임지섭은 2군에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키울 생각이다. 선발투수로 가닥을 잡아 놨다. 굉장한 공을 던진다. 재능이 있는 투수인 만큼, 데뷔 무대를 어떻게 만들어줄지 고민 중이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김기태 감독이 구상한 2014시즌 초반 선발진에는 임지섭의 이름이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선발진 후보에 자리했던 신재웅 신정락 김광삼 모두 페이스가 예상보다 늦게 올라왔다. 그러면서 임지섭이 거론되기 시작했다. 김 감독은 지난 25일까지만 해도 신재웅의 몸 상태를 점검해 ‘O.K. 사인’이 나면 신재웅을 30일 경기에 선발 등판시키려 했다. 신재웅이 통산 두산전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 중인 것을 최대한 이용하려 한 것이다. 그러나 신재웅은 지난 2년과 마찬가지로 개막전에 페이스를 맞추지 못했다. 신정락 또한 지난해 좋았을 때의 모습과는 아직 거리가 있다. 2012시즌이 끝나고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김광삼을 1년 재활 후 성급하게 마운드에 올릴 수 없다고 판단했다. 즉, 임지섭의 이번 등판은 고육지책이다. 포화상태로 보였던 선발 후보군 중 시즌 개막까지 100%를 만들지 못한 투수들이 너무 많이 나왔다.
물론 류제국 우규민 코리 리오단으로 선발투수 세 명을 확정지은 상태서, 개막 2연전 선발투수를 고민하는 것도 웃기는 일일 수 있다. 원인은 김 감독이 생각하는 진정한 시즌 시작은 4월 8일부터기 때문이다. LG는 4월 1일부터 3일까지 SK와 홈 3연전을 마치면, 4일 휴식 후 5월 15일까지 11번의 3연전에 임한다. 즉, 김 감독은 시즌 첫 5경기가 아닌 11번의 3연전에 포커스를 맞춰놓고 팀을 구상했다. 개막 2연전이 지나면, 류제국 우규민 리오단이 11번의 3연전 동안 최대한 많이 등판하도록 계획을 세웠다.
그렇다고 대반전 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일단 임지섭은 구위 하나만 놓고 보면, LG 투수진 중 최정상급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범경기 성적도 5⅓이닝 1실점으로 좋다. 지난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시범경기에 등판, 만원관중도 이미 경험해봤다. 투수와 타자가 서로 모르는 상태에서 맞대결하면, 투수가 유리하다는 의견이 많다. 임지섭에게 퀄리티스타트를 원하는 게 아니다. 임지섭이 경기 초반부터 와르르 무너지지만 않는다면, 경기 중반부터 양질의 불펜이 끝까지 책임질 수 있다. 어차피 2패를 각오한 개막 2연전이다. 만일 1승 1패 동률을 이루면 LG와 임지섭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일일 것이다. 
한편 LG는 지금까지 총 세 차례 신인을 개막 시리즈에 선발 등판시켰다.. 첫 번째는 MBC 청룡 시설 1989년 1차 지명 받은 김기범, 1999년 1차 지명 김상태, 1996년 고졸우선지명자 경헌호 코치가 한양대 졸업 후 LG에 2000시즌 합류했고 개막 시리즈서 선발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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