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툰 기용 없는 삼성의 좌우 투수 대처법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3.30 06: 54

타순 구성은 감독이 해야 하는 일들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일로 꼽힌다. 투수에 따라 선수 기용법을 바꿔야 하고, 당일 컨디션이나 수비 포지션 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좌투수가 나올 때와 우투수가 등판할 때 라인업을 변경하는 것은 마지막까지 감독을 고민에 빠지게 만든다. 좌완투수가 나온다고 해서 좌타자를 쉽사리 뺄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1년 내내 그대로 밀고 나가기도 쉬운 일은 아니다. 매 경기 달라질 수 있는 것이 감독의 생각과 결정이다.
통합 3연패를 이룬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 역시 예외는 아니다. 투타에 걸쳐 가장 안정된 전력을 꾸린 삼성이지만, 라인업에 대한 류 감독의 고민은 끝나지 않았다. 일단은 투수 유형에 따라 기본적인 원칙만 갖춰놓은 상태다.

우완투수가 나올 때를 기준으로 하면 삼성은 정형식과 박한이를 테이블 세터로 내세울 계획이다. 중심타선은 채태인-최형우-박석민으로 이어지고, 이승엽은 6번 타순에서 중심타선을 보조한다. 하위타선에는 야마이코 나바로-이지영-김상수가 나선다.
이 중 변화를 가할 수 있는 자리는 2번과 3번이다. 좌완투수를 상대할 경우 류 감독은 우타자를 전진배치할 생각이다. 나바로와 박한이가 위치를 바꾸고, 채태인과 박석민의 타순도 맞바꾸는 것이 류 감독이 가진 복안이다. 나바로가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다는 확신만 생기면 류 감독은 이런 변화를 추구할 방침이다.
선수 간 이동은 있지만, 플래툰 시스템 활용은 없다. 정형식도 당분간 1번에 고정된다. 류 감독은 29일 개막전을 앞두고 “(정)형식이는 지난 시즌 왼손 투수에 더 강했다. 당분간 형식이를 1번으로 쓰겠다”고 말하며 정형식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라인업의 키는 6번 이승엽이다. 하지만 이름값만 보고 품는 기대는 경계하고 있다. “(이)승엽이는 과거 홈런을 50개씩 치던 선수로 보면 안 된다”며 이승엽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생각도 보여줬다. 하지만 .280 이상의 타율과 20홈런 수준의 활약은 기대하고 있다.
3년 연속 개막전에서 패하며 출발은 좋지 않지만, 이번 시즌에도 삼성의 몰락을 예상하는 이들은 적다. 임창용의 가세로 마운드도 더 탄탄해졌고, 타선도 상하를 가리지 않고 위협적인 선수들이 많다. 나바로 외에 큰 보강은 없지만 선전을 자신하는 이유다. 통합 4연패라는 목표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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