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7, LA 다저스)의 목표가 정해졌다. 그런데 팀으로서는 동일한 선발 투수가 2경기 연속 등판하는 셈이 됐다.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사례는 아닌 가운데 류현진이 멋지게 과제를 풀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은 29일(이하 한국시간) LA 에인절스와의 시범경기 일정이 끝난 이후 류현진을 31일 열리는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미 본토 개막전에 선발 등판시키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류현진의 어깨에 또 한 번의 중책이 올려진 셈이다.
류현진은 지난 23일 호주 시드니 크리켓 그라운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전에서 5이닝 2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그러나 주루 플레이 도중 오른쪽 발톱에 부상을 당해 등판 일정이 미정으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29일 가진 불펜피칭에서 별다른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며 벤치를 안심시켰다. 결국 베테랑 댄 해런과 류현진을 저울질하던 다저스 벤치도 류현진의 선발 등판을 확정지었다.

이로써 류현진은 팀 일정에서 2경기 연속 선발 등판하게 됐다. 물론 정상적인 상황은 아니다. 호주 개막전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 그래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경우는 아니다. 의 다저스 출입기자 에릭 스티븐에 따르면 다저스의 최근 40년 역사에서 2경기 연속 선발 등판한 투수는 두 명에 불과했다. 1975년 앤디 메서스미스와 지난해 리키 놀라스코가 그 주인공이었다. 류현진이 세 번째라는 설명이다.
물론 두 투수 역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 등판 중간에 올스타 브레이크가 끼어 있었다. 메서스미스는 올스타전을 앞둔 마지막 경기였던 7월 13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 7이닝 1실점했고 올스타전 이후 첫 경기였던 7월 17일 피츠버그전에 다시 선발로 나섰다. 지난해 놀라스코도 마찬가지였다. 7월 14일 콜로라도전 등판 이후 7월 19일 워싱턴전에 나섰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올스타전에서 던져야 했기에 가능한 시나리오였다.
문제는 두 투수 모두 연승을 기록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당대를 대표하는 투수 중 하나였던 메서스미스도 두 경기에서 모두 팀이 패배해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다. 두 번째 경기에서는 8이닝 7피안타 5실점을 기록했다. 놀라스코는 콜로라도전에서 패전투수가 됐다. 워싱턴전에서는 5⅓이닝 8피안타 2실점으로 승패를 기록하지 않았다.
류현진은 이미 애리조나전에서 승리를 거뒀다. 만약 이번 샌디에이고전에서도 승리를 거둘 경우 두 선수와는 차별화된 기록을 세울 수 있다. 호주 원정이라는 특이사항이 만든 케이스이긴 하지만 그만큼 앞으로 나오기 더 힘든 기록임도 분명하다. 참고로 2010년 이후 다저스에서 2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된 선수는 지난해 브랜든 리그 한 명 뿐이었다. 잭 그레인키는 밀워키 시절이었던 2012년 3경기 연속 선발 등판이라는 진기록을 가지고 있다. 첫 경기 부상으로 2타자 만을 상대했던 그레인키는 그 다음 경기에 나섰고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첫 경기에도 등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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