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부터 조금씩 삐걱거리고 있는 SK 불펜에 윤길현(31, SK)의 이름이 주목받고 있다. 새 동력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장 먼저 호출할 수 있는 자원으로 떠올랐다. 이만수 감독도 신중하게 그 가능성을 저울질해본다는 심산이다.
SK는 현재 백인식 진해수 박정배 박희수 등으로 필승조를 짜고 있다. 제대로 기능할 경우 능히 팀의 승리를 지켜줄 수 있는 자원들이다. 그러나 컨디션이 썩 좋아 보이지 않는다는 게 문제다. 시범경기 중반 이후부터 이상징후를 보이고 있다. 이제 한 경기를 치렀을 뿐으로 좀 더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벤치에서는 불안감이 감돌고 있다.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도 필승조들이 썩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백인식 박정배 진해수가 차례로 등판했는데 자책점을 기록하거나 앞선 투수가 남긴 주자에게 홈을 허용했다. 이만수 SK 감독도 고민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윤길현의 이름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팔꿈치 수술 이후 겨우 내내 재활에 매달려왔던 윤길현은 최근 몸 상태가 호전되며 좋은 공을 던지고 있다. 이미 직구 최고 구속은 149㎞까지 올라왔다. 따뜻한 사이판과 광저우에서 착실히 재활을 했고 3월 말 국내 날씨가 좋았던 것도 페이스 향상을 이끌었다. 윤길현 스스로도 "날이 따뜻해서 구속이 더 나온 것 같다"고 웃으면서도 “몸 상태는 좋다”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감독도 윤길현의 조기 합류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이 감독은 지난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렸던 팀의 자체 야간연습경기에 윤길현을 테스트했다. 이 감독은 “공이 좋았다. 그 정도면 당장 쓸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좀 더 던지는 것을 보고 판단하기 위해 결정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윤길현은 경험이 풍부한 우완 계투 요원이다. 지난해도 SK의 필승조에서 활약했다. 윤길현이 돌아온다면 박정배나 백인식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두 선수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까지 시간을 벌어줄 수도 있다. 이 감독은 4월 1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조조 레이예스와 윤희상을 1군 엔트리에 불러올리는 등 엔트리 조정을 할 계획이다. 윤길현도 조기 가세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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