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 “일 집중 못할까봐 연애가 무서워요” [취중 인터뷰①]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4.01 09: 47

인기 그룹 애프터스쿨 멤버이자 배우 유이(26·김유진)와 술 한잔 기울일 수 있었다. 기자와 취재원의 사이. 제 아무리 편한 술자리라고 해도 거리감이 느껴질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성격 하나는 끝내주게 좋은 유이에게는 해당되지 않았다. 자신도 모르게 툭툭 튀어나오는 ‘언니’라는 말이 누구든 벽을 허물게 만들었다. 그게 설령 스타를 뭐든지 알아내야 하는 취재원으로 바라보는 숙명을 가진 기자라고 할지언정.
인기 많은 스타이지만 정말 소탈했다. 이상하게 남자들 앞에서는 아직 잘 하지 못한다는 애교도 다행히 여자 기자인 덕에 볼 수 있었다. 상대방과 이야기를 할 때 눈을 마주치고, 작은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는 따뜻한 마음씨가 돋보였다. 박장대소 웃는 모습도, 술 한두 잔에 붉게 달아오른 모습도 사랑스럽게 여겨졌다.
쾌활하고 상대에 대한 배려심이 남다른 그는 술이 넘어갈수록 더욱 진솔하게 다가왔다. 덕분에 솔직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아직은 무대가 좋고 연기가 좋아 연애에 대해 스스로 제약을 한다면서도, 20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생기는 고민을 털어놓기도 했다. 이제 막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를 끝낸 유이와의 따스한 기운이 가득했던 봄날, 어느 고기집에서 나눈 대화를 낱낱이 공개한다.

- 평소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소주 한병 정도 돼요. 한병을 다 마시면 취하죠. 전 취하면 무조건 집에 가야하거든요. 중간에 사라져요.(웃음) 그래도 술자리는 좋아요. 지인들과 편안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전 주변에 오빠들보다 언니들이 많아요. 언니들과 술을 마시면서 이야기 나누는 게 좋더라고요." 
- 술버릇이 있나요? 오늘 볼 수 있는 건가요?(웃음)
"전 술버릇이 ‘집에 가는 것’이에요. 드라마를 함께 촬영한 선생님들이 붙잡아도 집에 가야해요.(웃음) 오늘도 인터뷰 중 그럴까봐 걱정되네요.(유이는 술을 마시면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다. 이날은 주량보다 적게 마신 후 중간에 도망가지(?) 않고 자리를 지켰다) 술 취한 모습을 본 사람은 부모님 밖에 없을 거예요. 제가 민폐를 끼치는 것을 정말 싫어하거든요. 술에 취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아요. 제가 소주 한병을 마시면 제일 많이 마신 거라 그만 마셔요. 선생님들이 더 마시라고 하면 ‘정말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리죠."
- 재미있는 자리에선 많이 아쉽겠어요.
 
"제가 언젠가 술에 취해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간 적이 있어요. 그런데 택시 기사님에게 먼저 말을 걸더라고요. 하하하. 기사님은 절 못 알아보시는데 일부러 모자도 벗고 그랬어요. 기사님이 ‘혹시...’라고 하시면 제가 ‘맞아요. 저 유이에요’라고 말해요.(웃음) 기사님이 사인해달라고 하면 사인도 해드리고요. 엄마가 이걸 보시고 ‘널 어떻게 하냐’고 한숨을 쉬시더라고요.(웃음)"
- 그 정도면 귀여운 술버릇인데요?
"그런가요? 그래도 정신을 잃거나 술 마시고 울거나 하지는 않아요. 저도 술 마시고 울고 싶은데 그게 잘 안되더라고요. 다른 사람 앞에서 우는 것을 잘 못해요."
- 이상형은 있나요?
"데뷔하고 나서부터 이상형은 공유 선배님 딱 한 분이었어요. 그런데 저도 여자잖아요. 가끔 이상형이 바뀔 때도 있죠. 전 쌍꺼풀 없는 눈이 좋아요. 그래서 비 선배님도 좋다고 말을 한 적이 있어요. 그랬더니 자꾸 이상형이 바뀐다고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고요. 저 억울해요.(웃음) 전 여전히 공유 선배님이 이상형이에요. ‘커피 프린스’를 한 네 번은 봤을 거예요. 물론 ‘상속자들’을 보고 김탄 같은 멋있는 남자가 있을까 생각하며 흔들리기도 했죠. 저도 여자예요.(웃음)"
- 성격은 어떤 남자가 좋아요?
"현실적으로는 저를 감싸주고 저도 감싸줄 수 있는 남자가 좋아요. 예전에는 저를 보호해주는 남자가 좋았는데 이제는 서로를 보호해줄 수 있는 상대를 찾고 싶어요. 친구 같은!"
- 연애를 하고 싶진 않아요?
"저도 남자에게 대시를 받아보긴 했죠. 그런데 소속사 사장님이 전 연애를 하면 일을 안 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전 그 말씀이 무슨 말씀이지 알겠어요. 아무래도 연예인이니깐 좋아하는 남자가 생겨도 자유롭게 연애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요즘 ‘썸’을 탄다고 하던데, 그런 것을 하려고 해도 무섭더라고요. 괜찮은 남자가 나타나도 전 아직 일이 좋은데 연애를 하게 되면 일에 몰두를 못할까봐 두렵고요."
- 그래도 남자들이 가만 두진 않았을텐데.(웃음)
"에이. 정말 고맙게도 저한테 관심을 표현하며 다가오는 사람이 있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제 전화번호를 알아서 전화가 오는지, 갑자기 무서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전화번호를 여러 번 바꿨어요. 막상 교제를 하더라도 연인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이런저런 고민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사장님은 연애를 하라고 하시는데 제가 못하겠어요. 함께 연기를 하는 선배님들도 연애를 해야 연기가 늘어난다고 연애를 많이 하라고 조언해주시더라고요. 그런데 전 한 사람이 좋아지면 감당이 안될 것 같아요."
- 그래서 결혼은 어떻게 하죠?(웃음)
"엄마가 22살에 결혼하셨어요. 저도 어렸을 땐 당연히 20대 초반에는 결혼을 해야한다고 생각했죠. 그런데 그 나이를 지나고 나니깐, 그리고 연애를 하지 못하니깐 조금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하루 종일 매니저 오빠의 수고했다는 문자 외에는 조용한 휴대 전화를 바라보면 외롭죠. 사랑에 빠져서 하루 종일 휴대 전화만 바라보는, 그런 연애를 하고 싶어요. 언제 제가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요?(한숨)"
- 일을 너무 사랑하는 것 같네요. 이런 스타일이 사랑에 빠지면 ‘나쁜 여자’가 될 수 있는데요.
"교제하는 사이는 아니었고, 누군가와 단둘이 만나려고 시도를 해본 적은 있어요. 상대방이 편하게 밥을 먹자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제가 눈치를 보더라고요. 제가 무대에 서고 연기 하는 것을 이렇게 좋아하는데 연애를 하면 너무 빠져들어서 일에 지장을 줄 수 있으니까. 제가 한번에 두가지 일은 못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면서까지 사람을 만나야 하느냐를 두고 고민을 많이 했죠. 결국 밥을 못 먹었어요."
- 말도 안돼요. 
"아버지가 야구 선수와 감독을 했기 때문에 스포츠선수로서 자신의 삶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운동에 매달리는 것을 지켜보면서 자랐어요. 그래서 책임감이 있어요. 한 해 한 해 시간이 흐를수록 더 막중한 책임감이 생기고 일에 대한 욕심도 커지니깐 더 연애를 못하겠어요. ‘마녀사냥’ 보세요? 제가 ‘마녀사냥’을 보면서 대리만족을 느껴요.(웃음) 사람들이 이렇게 연애를 하는구나, 라는 생각을 하죠. 정말 말도 안 되는 사랑을 하는 사람들도 있구나, 라는 사실을 알게 돼요.(웃음) ‘마녀사냥’을 보면서 혼자 맞장구를 치고, 대화도 해요.(웃음)"
- 아, 맞다. 증권가 정보지를 통해 김현중 씨와 열애설이 나오기도 했잖아요.
"정말 아니 뗀 굴뚝에 연기 나더라고요. 전 진짜 억울해요.(웃음) 전 남자 연예인과 단둘이 밥을 먹은 적도 없거든요. 항상 여럿이 함께 어울렸는데요. ‘맨발의 친구들’에 출연하면서 (윤)시윤이 오빠, 현중이 오빠와 넷이서 술을 많이 마셨어요. 정말 친하게 지냈거든요. 그런데 정보지에 현중이 오빠와 교제 중이라고 나온 거예요. 다음 날 촬영장에 가서 정말 어색했죠. 현중이 오빠가 스태프에게 장난으로 ‘유이가 내 여자친구예요’라고 하는 거예요. 제가 어색해서 수습을 했죠. 그러시면 안 된다고 했어요.(웃음) ‘맨발의 친구들’에서 처음 만났는데 무슨 진전이 있었겠어요. 나중에 술을 마시면서 어색해진 것도 풀었어요."
- 에이, 그래도 뭔가...(웃음)
 
"사실 현중이 오빠보다는 시윤이 오빠가 저를 더 많이 챙겨줬어요.(웃음) 현중이 오빠는 절대로 여자를 챙겨주는 스타일이 아니에요.(웃음) 그런데 엄마까지도 의심을 하더라고요. 엄마가 ‘나한테는 솔직히 말해봐’라고 하셨어요. 제가 진짜 아니라고 억울해 했죠. 물론 현중이 오빠 매력이 있죠. 하지만 연인으로 발전하기에는 너무 친해졌어요. 현중이 오빠나 시윤이 오빠나 모두 절 남동생쯤으로 생각해요. 오빠들한테 저는 여자가 아니에요.(웃음)"
- 남동생으로 여긴다니, 평소에 남자들에게 애교가 없나봐요.
"제가 막내인데 애교가 없어요. 운동을 오래 해서 부모님과 떨어져 지낸 시간이 많아서 부모님에게 애교를 부리거나 투정을 부리는 게 익숙하지 않아요.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언제나 괜찮다고 웃는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어요. 그런데 언니들에게 애교는 잘 부려요. 제가 촬영장에서 여자 스태프에게 애교를 부리거든요."
- 남자한테도 똑같이 하면 되죠!  
"그런데 남자에게는 못하겠어요. 남자들에게 애교를 부리는 게 낯설어요. 오히려 남자들 앞에서는 ‘시크’해지죠. 언니들과 애교도 부려가며 수다를 떠는 것이 더 좋아요. 저는 남자도 편안한 남자가 좋거든요. 제가 안아 줄 수 있고, 그 사람도 절 안아줄 수 있는, 서로를 이해해줄 수 있는 편안한 사람을 찾아요.(웃음)"
- 몸매 관리는 어떻게 해요?
"평상시에도 항상 배에 힘을 주고 있어요. 긴장을 하고 있으면 살이 잘 안 찐다고 하더라고요. 처음에는 배에 힘을 주는 게 힘들었는데 하다 보니 익숙해졌어요. 그리고 심호흡을 많이 해요. 심호흡을 하면 몸에 좋다고 하더라고요."
- 다리 얘기도 안할 수 없죠!(웃음)
"사실 전 하체가 튼튼하다는 콤플렉스가 있었어요. 저도 마른 다리를 선호했었죠. 누가 봐도 여자 다리인, 호리호리한 다리요. 그런데 제 다리는 그렇지 않았으니까요.(웃음) 사장님이 데뷔 전 제 허벅지가 튼튼한 게 예쁘다고 해주셨어요. 그 이후에 방송에서 반바지를 입고 춤을 췄더니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생기시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도 튼튼한 허벅지를 좋아하게 됐어요. 지금도 운동을 할 때 다리 운동은 꼭 해요. 한참 스트레스 받아서 살이 빠진 적이 있었는데 다리 살도 빠지더라고요. 그땐 속상했어요."
- 스트레스도 많이 받나요? 
"아빠가 운동선수라서 몸을 관리하는 것에 있어서 굉장히 엄격하세요. 자기 관리를 잘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죠. 언젠가 살이 조금 찐 적도 있었는데 그때는 별 말씀을 안 하시다가 다시 살이 빠지니깐 ‘너 요즘 예뻐졌다’라고 칭찬을 해주셨어요. 아빠한테 ‘딸인데 그러는 거 아니다’라고 투정을 부린 적도 있죠.(웃음)"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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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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