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이 “애프터스쿨 졸업? 아직 무대가 좋아요” [취중 인터뷰②]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4.01 09: 48

“이젠 백원이가 아닌 유이로 돌아왔으니 몸매 관리도 해야죠. 하하하”
유이는 오랜만에 예쁜 옷을 입었다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 밝고 씩씩한 김백원 역을 맡아 안방극장을 어지간히 울렸던 그다. 극중에서 온갖 고난을 해쳐나가는 인물을 연기하느라 야상을 입고 운동화를 신고 다녔다. 이날은 특별히 인터뷰를 위해 오랜 만에 하이힐을 신는다며 멋쩍어 했다.
만날 운동화만 신어서 발만 동동 굴렀다는 스타일리스트의 권유에 못 이겨 하이힐을 신었다는 것. 취중 인터뷰인 까닭에 서서 사진을 찍을 리 없다는 말에 당장 하이힐을 벗으려는 장난까지 유이는 귀엽고 발랄했다.

- 드라마에서 백원이는 정말 울 일이 많았어요.
"백원이에게 닥친 고난들이 정말 말이 안됐죠. 백원이가 사랑하는, 그리고 연관돼 있는 사람들이 많이 죽었으니까요.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백원이의 감정을 이해하려고 했어요. 너무 울어서 NG가 난 적도 있어요. 대사를 못할 정도로 눈물이 쏟아지더라고요. 드라마를 찍을 때마다 제가 그냥 운다고 해서 시청자들에게 감정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선생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어떻게 눈물 연기를 해야 하나 배우고 있죠. 백원이가 울 때 시청자들에게 그 감정이 전달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쓰려고 했어요."
- 연기가 많이 늘었어요.
"아직 연기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요. 더 노력해야죠. 다만 작품을 할 때마다 캐릭터를 이해하고 그 캐릭터에 맞게 살려고 노력은 해요. 그래서 점점 잘한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예쁜 역할을 맡으면 살도 빼고, 이번처럼 씩씩하고 남자 한명쯤은 때려 눕힐 수 있는 역할을 맡으면 몸매 관리를 좀 편하게 하기도 하고요.(웃음) 백원이는 운동실력도 뛰어나고 물고기도 막 만지는 인물이니깐 백원이처럼 씩씩하게 살려고 했죠. 다시 유이로 돌아왔으니 몸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백원이는 참 행복했는데요.(웃음)"
- 4개월 동안 촬영하면서 배우들과 많이 친해졌겠어요.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어요. 가족들간의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니깐 더 친하게 지낼 수 있었죠. 다 또래 배우였어요. 왁자지껄 시끄러웠죠. 감독님이 ‘아역들도 시끄럽더니만 성인이 돼도 시끄럽다’고 하실 정도였어요. 여기에 안내상 선배님까지 끼면 정말 난리가 나요. 촬영장 가는 게 정말 즐거웠어요.
아버지를 연기하신 김상중 선배님도 마지막 촬영 때 전화를 해주셨어요. 극중 목소리 그대로 ‘백원아 마지막 녹화라고 하더라’라고 하시면서 격려를 해주셨죠.(유이는 김상중을 아버지라고 부르며, 나지막한 그의 목소리를 따라 했다) 저와 (정)일우 오빠는 촬영이 더 남아 있어서 못 갔는데요. 다른 배우들은 1박 2일로 여행도 갔어요."
- 드라마에서 주인공을 연기했죠. 큰 역할을 연기한다는 부담감도 있었겠어요.
"아역배우가 김유정 양이었잖아요. 연기 정말 잘 하죠. 저 사실 시청률에 예민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번처럼 아역배우들이 길게 나오고 제가 뒤이어 호흡을 이어가는 것은 처음이었어요. 유정 양이 연기를 잘하니깐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을 했죠. 첫 등장이 봉춤을 추는 것이었는데 가수 유이로 보일까봐 걱정했어요. 그래서 화려한 기술 연기를 하진 않았죠. 유정 양이 하차하고 제가 연기를 시작했는데 시청률이 떨어질까봐 걱정이 됐어요. 다행히 올랐더라고요."
- 액션신이 많았어요. 힘들지 않았나요.
"발차기가요. 속이 시~원하더라고요.(웃음) 발차기를 할 일이 사실 없잖아요. 그런데 액션 배우들이 괜찮다고 자기들은 단련돼 있으니깐 마음껏 하라고 하셔서 연기를 위해 마음껏 발차기를 했죠. 처음에는 걱정도 됐는데 하고 나니깐 속이 시원한 것도 있더라고요."
- 백원이가 털털한 성격이라 예쁘게 꾸밀 일이 없었죠. 좀 더 예쁘게 보이고 싶을 것 같은데 속상하지 않았어요?
"백원이는 화장도 안 하고 머리카락을 질끈 묶는 아이잖아요. 그래서 야상을 많이 입었어요. 스타일리스트가 ‘나름대로 비싼 야상인데 백원이가 입으니깐 평범하다. 이게 얼마짜리인 줄 아냐’고 아쉬워 할 정도였어요. 팬들도 제발 예쁜 옷을 입고 나오라고 하던데요.(웃음) 사실 가끔 일부러 남자 사이즈 야상도 입었어요. 그래도 마지막 회에서는 조금 여성스럽게 나와요."
- 시청률 1위를 하다가 막판에는 경쟁 드라마인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게 밀렸어요.
"‘세번 결혼하는 여자’가 김수현 선생님 작품이잖아요. 처음부터 쉽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제가 미용실을 엄지원 선배님과 같은 곳을 다녀요. 선배님이 격려도 많이 해주시고 서로 수다도 떨고 그래요. 김수현 작가님 작품은 꼭 출연하고 싶어요. 작가님 작품에 출연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니까요."
- 많이 무서울텐데.(웃음)
"그래도 전 감당할 수 있어요.(웃음) 정말 작은 역할이라고 해도 작가님 작품에 출연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연기 연습을 더 많이 해야겠죠."
- 주로 밝고 긍정적인 역할을 많이 했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지금까지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연기한 것 같아요. 제가 긍정적으로 살아가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래서 저를 잘 보여줄 수 있는 역할을 선택했어요. 이제는 연기 욕심이 생겨서 조금 과감한 역할도 하고 싶어요. 거침 없이 망가지거나 아니면 상대방을 유혹하거나, 아니면 정말 못된 악역을 하고 싶어요. ‘별에서 온 그대’에서 신성록 선배님이 하신 사이코패스 역할도 하고 싶어요."
-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선입견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아직 애프터스쿨에서 졸업한 게 아니라서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진 않아요. 다만 제가 나오기 때문에 드라마를 보기 싫다는 사람이 줄어든 것 같아서 안심이 돼요. 연기를 하는 유이와 무대 위에 선 유이를 다르게 봐주시는 것도 좋고요.
- 중년팬분들은 배우 유이에 더 익숙하겠죠?
"요즘엔 백원이로 통해요. 그게 정말 좋더라고요. 촬영을 하는데 옷을 갈아입을 곳이 없었어요. 야산이었거든요. 그래서 아주머니들이 쉬고 계시는 컨테이너 박스에서 옷을 갈아입었어야 했어요. 부끄러워서 뒤돌아서 갈아입었더니 어머니들이 ‘백원아, 같은 여자인데 어떠냐’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렇죠?’라고 말하고 과감하게 갈아입었어요. 백원이로 봐주시고 살갑게 대해주시니깐 저도 편하게 다가갈 수 있더라고요. 식당에 가면 반찬도 더 주시고 많이 좋아해주시니까 연기를 할 때마다 힘이 나요. (차)예련이 언니는 아무래도 악역을 연기해서 반찬을 적게 주신대요.(웃음)"
- 앞으로도 가수와 배우를 병행하는 건가요.
"우리 그룹이 졸업이라는 체제가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현재까지는 무대가 정말 좋아요. 최근에 오렌지캬라멜을 응원하려고 음악 방송프로그램 촬영장에 간 적이 있어요. 무대에 선 멤버들을 보니까 부럽더라고요. 무대가 그리워요. 애프터스쿨과 연기 모두 하고 싶어요. 자꾸 욕심이 생기네요. 어떤 배역이든 영화에도 출연하고 싶어요. 아직 배우는 단계니까 이것저것 다 해보고 싶어요."
- 올해는 뭘 더 배워보고 싶어요?
"작은 배역이라도 영화에 출연한 후 부산 국제영화제에 가고 싶어요. 카메오도 상관없어요.(웃음)"
- 요즘 오렌지캬라멜이 사랑을 받고 있는데 부럽지 않아요?
"오렌지캬라멜 노래가 정말 신나요. 처음에 ‘마법소녀’로 시작했을 때부터 정말 잘했죠. 가끔 제가 해보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해보기도 해요. 콘서트에서 ‘오래 된 캬라멜’을 구성해서 해본 적이 있어요. 저랑 정아 언니랑 했었죠. 쑥스럽더라고요. 제가 원래는 그룹 내에서 나이로 중간이었거든요. 그런데 동생들이 들어오면서 언니 대열에 들어갔어요. 느낌이 이상하더라고요. 동생들이 저를 배려해주면 제가 언니라는 생각에 조금 이상해요."
- 요즘 나나가 세계 미모 2위로 이슈잖아요.
 
"그럼요! 예쁘죠. 그럴만하죠. 그런데 리지도 100위권에 있더라고요. 응? 그랬죠.(웃음) 리지도 본인도 그래요. 하하."
- 애프터스쿨이 격한 안무를 소화하잖아요. 이제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지 않나요?(웃음)
"힘들더라고요.(웃음) 봉춤을 출 때 동생들은 지치지 않아요. 그런데 전 정말 힘들더라고요. 사실 안무가 동생들이 더 어려운데 전 쉬운 안무도 힘들었어요. 동생들이 쉬라고 배려를 해주는데 저도 모르게 의자에 앉게 되고요. 촬영할 때도 난로를 찾게 돼요. 아, 내가 나이를 들었다는 생각을 해요."
- 운동은 뭐해요? 
"요즘 필라테스를 시작했어요. 체력도 키우고 몸 관리도 할 겸 열심히 하고 있어요."
- 또 관심사는 뭐가 있을까요? 패션? 명품?
"제가 비싼 명품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빈티지 소품 등을 활용해서 꾸미는 것은 좋아하거든요. 비싼 명품보다는 좋아하는 사람들과 예쁘게 갖춰 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게 좋아요. 제가 먹는 것을 그렇게 좋아한답니다.(웃음) 소속사 사장님이 언젠가 명품 브랜드 화장품을 선물해주신 적이 있는데요. 그것도 안 쓰고 박스채 고스란히 있어요."
- 아니, 왜요?  
"사실 제가 화장을 잘 못해요. 제가 화장을 하면 다 티가 나더라고요. 어설프대요. 멤버들끼리 화장을 어떻게 하는지 등등 수다를 떨잖아요. 그럼 전 할 말이 없어요.(웃음) 집에 화장품이 있긴 한데 무용지물이죠. 이제 다시 유이로 돌아왔으니까 열심히 운동하고 예쁜 옷도 입고요. 하이힐도 신고 다니려고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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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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