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마운드의 샛별인 조상우(20)가 염경엽 감독의 장기적 전략 속에 쑥쑥 성장하고 있다. 염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조상우가 올해 신인왕을 수상했으면 하는 바람도 드러냈다.
시범경기부터 150㎞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며 큰 화제를 불러일으킨 2년차 투수 조상우는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즌 개막전서 8-3으로 앞선 마지막 9회에 등판, 세 타자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화끈한 시즌 신고식을 치렀다. 150㎞를 상회하는 위력적인 직구로 SK 타선의 마지막 추격 의지를 잠재웠다.
이미 조상우에 대해 큰 공을 들이고 있는 염 감독은 이날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조상우가 등판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5점차로 앞서고 있었고 이닝 시작과 함께 마운드에 올라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했다. 물론 뒤에는 손승락이라는 든든한 마무리가 버티고 있다는 점도 조상우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조상우는 1이닝 3K 역투로 이런 염 감독의 배려에 화답했다.

좀 더 조상우의 능력치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의 전략을 짤 수도 있는 염 감독이다. 그러나 염 감독은 “아직은 아니다”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염 감독은 조상우의 투입 시기에 대해 “1~2점을 지고 있거나 3점 이상 이기고 있을 때 투입할 것”이라며 “그것이 선수도 부담이 덜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염 감독이 조상우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조상우의 활약상에 따라 5월 이후 넥센 불펜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상우가 서서히 시즌에 적응하면서 자신의 최대치를 발휘할 수 있다면 넥센 불펜은 한 시즌 계산이 편해진다. "신인왕을 따냈으면 좋겠다"라고 가볍게 속내를 드러낸 염 감독도 이를 염두에 두면서 “성격도 대담하다. 마무리로 활약할 수 있는 자질도 지녔다. 장기적으로는 선발보다는 마무리로 뛰는 것이 나을 수 있다”고 기대를 드러냈다.
한편 넥센은 30일 선발 라인업에 약간의 수정을 줬다. 전날 상대 선발 김광현을 겨냥해 투입됐던 윤석민 유한준이 빠지고 이성열과 문우람이 들어갔다. 이성열은 선발 지명타자 및 2번으로 배치됐고 문우람은 8번으로 들어간다. 전날 2번을 쳤던 이택근이 3번으로 이동한다. 외국인 타자 로티노는 7번을 유지한다. 염 감독은 “3번 기용도 생각을 했었는데 어제 타순 뒤쪽에서의 흐름이 좋아 그대로 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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