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비가 KIA 타이거즈를 천당에서 지옥으로 몰고 갔다.
KIA는 30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5-8로 패했다. 전날 있었던 개막전에서 삼성을 제압했던 KIA는 삼성과 마찬가지로 1승 1패가 됐다.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수비에 있었다. 전날 2-1 승리가 수비 덕택이었다면, 이날 패배를 만든 것 역시 수비였다. 기록된 실책은 3개였지만, 기록되지 않은 아쉬운 플레이까지 더해져 선발 송은범을 힘들게 했다. 2실점 퀄리티 스타트(QS)까지 가능해 보였던 송은범은 5⅔이닝 동안 7실점(3자책)했다. 계속된 실책이 이닝을 길어지게 했고, 투구 수도 불어나게 만들었다.
첫 실책이 나온 시점이 승부처였다. 3-2로 앞서던 4회말 1사 1루에서 박한이가 2루 땅볼을 쳤고, 안치홍이 유격수 김선빈에게 토스한다는 것이 손에서 빠져 1사 1, 2루가 됐다. 이후 이흥련의 몸에 맞는 볼에 송은범은 1사 만루에 몰렸다.
곧바로 또 하나의 실책이 더 나와 송은범을 더욱 흔들리게 했다. 김상수의 유격수 땅볼 때 김선빈의 토스를 받은 안치홍은 1루에 공을 뿌렸으나, 이번에는 원 바운드가 되며 1루수 브렛 필이 공을 잡지 못했다. 이 사이 2명이 홈을 밟아 KIA는 역전을 허용했다. 이어진 위기에서 정형식의 볼넷 이후 야마이코 나바로의 좌전안타성 타구를 김주찬이 잡으려다 뒤로 빠뜨려 3루타를 만들어줘 삼성은 6-3으로 끌려 갔다.
6회에도 나온 실책은 추격을 힘들게 만들었다. 김주찬은 6회말 1사 2루에서 정형식의 좌전안타를 또 뒤로 빠뜨려 주자를 홈에 들어오게 하고 정형식도 2루까지 진루하게 만들었다. 송은범은 3개의 실책에 퀄리티 스타트(QS)를 달성하지 못했다.
개막전에서 보여준 김민우, 이대형 등의 호수비는 승리로 연결됐지만, 이날 안치홍과 김주찬이 승부처에서 범한 실책은 전혀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 수비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 개막 2연전이었다.
반면 삼성은 실책 없는 경기 속에 승리했다. 전날 1회초 박한이의 실책이 결승점으로 이어졌지만, 이날은 좋은 수비를 보인 삼성은 상대의 실책 퍼레이드 속에 설욕에 성공했다.
nick@osen.co.kr
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