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데뷔승’ 임지섭, 어떻게 사고쳤나?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4.03.30 17: 42

LG 신인 좌투수 임지섭이 LG 프랜차이즈 역사를 새로 썼다.
임지섭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과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1실점, 데뷔전부터 첫 승을 챙겼다. 총 75개의 공을 던지며 3피안타 4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다. LG는 두산을 14-4로 대파하며 개막전 패배를 완벽히 설욕했다.
사실 LG 김기태 감독은 임지섭의 선발 등판을 두고 장고를 거듭했다. 좌투수 신재웅이 나서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으나 신재웅이 개막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못했다. 그렇다고 류제국 우규민 코리 리오단 중 한 명을 쓰면, 이미 세워둔 선발진 운용 계획을 깨뜨리는 것이었다. 결국 김 감독은 26일 훈련을 앞두고 임지섭을 개막 2연전 두 번째 경기에 선발 등판시키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임지섭은 지난 26일과 28일 두 번의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당시 강상수 투수코치는 임지섭에게 “모든 구종을 다 던지려고 하지 마라. 너는 이미 뛰어난 직구를 가지고 있다. 직구가 제구만 되면 아무도 칠 수 없다”고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덧붙여 강 코치는 “변화구는 그날 가장 자신 있는 것을 던지면 된다. 네가 직구 구속도 잘 나오고 모든 변화구도 마음대로 구사되는 날은 일 년에 1, 2번 밖에 없다. 가장 잘 하는 것을 하면 된다”고 지도했다.
임지섭은 강상수 코치의 지도를 그대로 따랐다. 최고 구속 149km의 직구를 63개 던졌고 변화구는 12개 밖에 구사하지 않았다. 커브를 버리고 슬라이더를 9개, 포크를 3개 구사했다. 타자들과 서투르게 수 싸움을 하기 보다는 가장 잘 던질 수 있는 구종인 직구를 집중적으로 던졌다.
결국 고육지책이었던 임지섭의 선발 등판은 이렇게 대반전으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임지섭은 LG 프랜차이즈에서 최초로 고졸 신인이 데뷔해 개막시리즈에 선발 등판, 승리를 올린 투수가 됐다. 이전까지 LG 프랜차이즈에서 신인이 첫 해 개막시리즈 선발 등판을 승리로 장식한 경우는 1989년 대졸신인 김기범이 유일했다.
또한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고졸투수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네 번째 투수가 됐다. 임지섭에 앞서 1991시즌 롯데 김태형, 2002시즌 KIA 김진우, 2006시즌 한화 류현진이 첫 번째 프로 등판 경기서 선발승에 성공했다.
한편 LG는 오는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SK와 홈 개막 3연전에선 임지섭을 엔트리에서 제외할 계획이다. SK와 3연전 후 4일 동안 경기가 없기 때문에 임지섭은 4월 둘째 주부터 선발진에 합류해도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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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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