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신다은(30)은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사랑해서 남주나’에서 똑똑하고 현명한 마케팅 팀장 은하경을 연기하며 데뷔 후 첫 주연을 맡았다. 하경은 오빠 은하림(서지석 분)을 위해 사랑하는 남자 정재민(이상엽 분)을 포기하기도 했던 사려 깊었던 인물. 겉으로는 도도하게 보이지만 속정이 깊은 그야말로 멋있는 여자였다.
신다은은 이 드라마를 통해 착한 성품까지 갖춘 엘리트 하경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언제 어디서나 도를 지킬 줄 아는 하경은 사랑의 훼방꾼이 아니었기에 지지를 받았다. 신다은의 수려한 연기에 힘입어 캐릭터가 설득력을 얻었다.
“하경이는 똑똑한 사람이에요. 재민이를 일방적으로 쫓아다닐 때도 자신을 어쩔 수 없이 밀어내야 하는 재민이의 마음을 알고 있었죠. 하경이가 재민이에게 구애를 한 것은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하라는 의미였어요. 재민이도 하경이를 좋아하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요. 덕분에 짝사랑 연기를 하면서도 힘들지 않았어요. 일방적인 짝사랑이 아니었으니까요.”
하경은 자신의 친 오빠 하림이 사랑하는 송미주(홍수현 분)가 재민의 전 여자친구라는 것을 알고 사랑을 포기했다. 물론 마지막 회에서 두 사람의 재회 가능성이 암시되긴 했지만 하경은 사랑보다는 가족을 택했다. 실제로 신다은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전 언니 밖에 없어요.(웃음) 만약에 오빠가 있다면 어떤 오빠인지에 따라 다르겠죠.(웃음) 주위 친구들을 보면 보통 오빠와 티격태격하더라고요. 하림과 하경처럼 애틋한 남매라면 전 오빠를 위해 사랑을 포기할 것 같아요. 오빠의 행복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는 하경이가 이해되거든요.”
신다은은 이번 드라마에서 데뷔 후 처음으로 비중이 큰 역할을 했다. 그동안 쌓아온 연기력으로 사랑과 가족간의 갈등으로 힘들어하는 하경을 자연스럽게 소화했다.
“사실 처음에 드라마를 시작할 때 부담이 컸어요. 제 분량이 많아서 왠지 잘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연기를 못하면 선배님들에게 죄송스러울 것 같았어요. 지금도 저만 따로 찍는 장면이 어색해요. 이렇게 찍어도 되나 걱정되고 민망하죠.”
신다은은 ‘사랑해서 남주나’에서 통통 튀는 매력을 보여주기도 하고, 사랑의 상처로 힘들어하며 애절한 눈물 연기를 펼치기도 했다. 50부작에 출연하며 연기 내공을 갈고닦을 수 있었다.
“부담감이 있었지만 그래도 제가 연기를 할 수 있는 장이 열렸다는 생각에 좋았어요. 제가 표현할 수 있는 연기의 폭이 넓어지니까요. 한 장면이라도 많은 감정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사랑해서 남주나’는 주말 드라마의 흔한 막장 공식을 피했다. 인물 설정이나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설득력 있게 담으며 공감 드라마로 사랑을 받았다.
“전 우리 드라마가 따뜻해서 좋았어요. 느리지만 차근차근 전개하는 호흡이 좋았고요. 심한 사건 사고가 없어서 좋았어요. 드라마가 아닌 현실적으로 봤을 때 인생에서 늘 큰 사건이 일어나진 않잖아요. 그냥 우리의 하루하루 이야기를 담을 수 있어서 행복했어요.”
신다은은 박근형, 차화연, 유지인 등 대선배들과 함께 드라마를 촬영하면서 행복했다. 무엇이든 새롭게 배우고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좋아하는 신다은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선배들의 조언을 새겨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박근형 선생님과 차화연 선생님이 연기하시는 것만 봐도 감동적이었어요. 황혼 사랑의 고달픔을 보며 많이 울컥했죠. 선생님들의 따뜻한 연기를 볼 때마다 뒤에서 정말 좋아서 소리를 지르고 그랬어요. 선생님들에게 여러 이야기를 들었죠. 유지인 선생님은 여배우로서 겪을 어려움 같은 것을 이야기해주시면서 조언을 해주셨어요. 선생님들의 배우로서의 자세나 인생살이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풀렸죠.”
신다은은 극중 마케팅 팀장을 연기하기 위해 의상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동안 했던 자연스러운 모습보다는 다소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매력을 뽐내야 했기 때문.
“여성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의상을 신경 썼죠. 20대 후반의 팀장 역할이었으니깐 직업과 나이에 맞게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요. 살도 많이 뺐고요. 6kg 정도 뺐어요. 살을 빼고 나니 분위기도 많이 달라진 것 같더라고요.(웃음)”
신다은은 이번 드라마에서 이상엽과 연인 연기를 했다. 물론 얽히고설킨 관계 때문에 제대로 된 사랑을 하지 못했지만 두 사람이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는 마음은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 이상엽은 드라마 방영 중에 공현주와 교제 중이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신다은에게 ‘임자’가 있는 남자 배우와 연기를 해서 서운하지 않느냐고 농담을 하자 손사래를 치며 환하게 웃었다.
“전 유부남 선배님들하고도 연기를 많이 했어요.(웃음) 저보다 나이가 많은 배우들과 함께 연기를 하는 게 더 재밌어요. 연기적으로 많이 도움도 받을 수 있고요. 상엽이 오빠와는 연기를 함께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어요. 오빠와 공현주 언니가 교제하는 모습을 보니 정말 예쁘더라고요. 서로를 생각하는 마음이 좋아보였어요. 상엽이 오빠도 현주 언니에게 잘하는 모습이 멋있고, 현주 언니가 오빠에게 잘하는 모습도 예쁘더라고요.”
신다은은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하는 배우다. 밝고 유쾌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뭐든지 즐겁게 일하려고 한다는 게 그의 신조다.
“전 한순간도 재미 없으면 안 되는 스타일이에요. 일할 때는 더욱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하죠. 즐겁게 일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jmpyo@osen.co.kr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