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프터스쿨 멤버 유이가 드라마 ‘황금무지개’를 성공적으로 이끌며 연기자로서 도약했다. 웬만한 어른보다 연기를 잘하는 아역 배우 김유정의 뒤를 이어받는다는 부담감을 딛고 드라마의 여주인공으로서 감정 연기에 있어서 탁월한 능력을 보여줬다.
그는 지난 30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황금무지개’에서 김백원 역을 맡아 서진기(조민기 분)의 온갖 괴롭힘에도 해양전문가로 성장하고 황금수산을 지키기 위해 분투하는 연기를 펼쳤다.
이 드라마가 선과 악의 대립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유이가 연기하는 백원은 언제나 긍정적이고 밝으면서도, 진기와 대립각을 세우는데 두려움이 없는 인물이었다. 유이는 눈물 마를 날이 없는 백원을 연기하며 어지간히도 눈물을 쏟았다. 매회 한 장면씩은 우는 장면이 있었고, 어떤 날은 숨이 넘어갈 듯한 오열을 펼치기도 했다. 수도꼭지를 틀어놓은 것마냥 쏟아내는 눈물에 백원이라는 인물은 시청자들의 동정심을 유발했다.

이 드라마가 진기와 대립하는 백원의 응원을 유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유이의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는 극에 설득력을 부여했다. 다소 자극적이고 앞뒤 맥락 없는 전개에도 유이는 자신이 연기해야 하는 캐릭터를 잘 이해하고 극의 중심점을 탄탄하게 잡았다. 우는 연기에서 강점을 보인 그는 다른 감정 연기에도 안정적인 모습이었다.
휘몰아치는 분노를 표현하거나 복수를 다짐하며 차가운 표정을 짓는 백원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유이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그동안의 장기였던 발랄하고 귀여운 매력 뿐만 아니라 빼어난 감정 연기, 그리고 누구와 있어도 잘 어울리는 로맨스 연기를 펼쳤다. 정일우와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조합을 이끌며 우중충한 이야기만 가득한 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나이대가 높고 까다로운 시청자가 많은 주말드라마를 성공적으로 이끌면서 배우로서의 입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2009년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고현정의 아역을 연기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그는 그해 ‘미남이시네요’에서 악역으로 본격적인 연기 도전을 했다.
이후 ‘오작교 형제들’, ‘버디버디’, ‘전우치’ 등을 거치면서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는 중이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로서의 꼬리표가 더 이상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무대 위 유이 뿐만 아니라 연기자 유이의 명성을 차곡차곡 쌓고 있다.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자신을 향한 조금의 의심마저 시원하게 날린 유이의 다음 행보가 기대를 모은다.
한편 ‘황금무지개’는 운명의 수레바퀴가 연결 지어준 일곱 남매의 인생 여정을 그리겠다는 기획의도로 출발했다. 마지막 회는 온갖 고난에 시달렸던 김백원(유이 분)과 서도영(정일우 분)이 행복한 웃음을 지으면서 5개월의 행보에 마침표를 찍었다.
‘황금무지개’ 후속으로는 다음 달 5일부터 이동욱, 이다해, 왕지혜, 임슬옹 등이 출연하는 ‘호텔킹’이 방송된다. ‘호텔킹’은 국내 유일의 7성급 호텔인 '호텔 씨엘'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속녀와 그를 위해 아버지와 적이 된 총지배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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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황금무지개’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