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내 김준호의 존재감이 언제 이렇게 커졌을까? 김준호가 자신의 빈자리에 휭휭 불던 바람을 순풍으로 바꾸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지난 30일 방송된 KBS 2TV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 1박2일'에서는 경남 양산에서 봄꽃 기차 여행을 즐기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특히 스케줄 상 따로 출발해야 했던 김준호는 얼마간 멤버들과 함께 할 수 없었고, 김주혁 차태현 데프콘 정준영 등 멤버들은 분량을 위해 노력했지만 그럴수록 아직 만나지 못한 멤버들의 빈자리를 절감할 뿐이었다. 야유회를 하자며 벌인 판에서는 레크레이션 전문가인 롯데자이언츠 조지훈 응원단장을 초대했음에도 분위기는 쉽게 달아오르지 않았고, 이에 뒤늦게 도착한 김준호는 자신을 기다렸던 멤버들에 보답하듯 막춤으로 포문을 연 후, 나이트클럽에서 많이 해봤다고 너스레를 떤 능숙한 MC 역할까지, 분위기를 단숨에 끌어올렸다.
또 이날 유독 처지는 모습을 보였던 멤버들은 베이스캠프에 도착해서도 쉽게 뜨거운 분위기를 만들지 못했지만, 논에서 벌인 게임에서 몸을 던지며 하나로 똘똘 뭉쳐 분위기를 되살리기 시작했다. 김준호는 차태현의 발에 걸려 만화의 한 장면처럼 넘어지고도 자신이 왜 넘어졌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모습으로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김준호는 유호진 PD의 이름으로 지었던 삼행시에서 "유호진, 호진아, 진상이야" 또는 "유호진 PD가 연출하는 '1박2일', 호평을 얻고 있지만, '진짜 사나이'!"라고 경쟁프로그램에 엄지손가락을 드는 과감한 발언으로 PD를 당황하게 하는 등 큰웃음의 중심에서 개그맨이라는 본분에 걸맞은 대활약을 펼쳤다.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김준호는 스태프들의 저녁을 챙기기 위한 닭요리 경연대회에서는 튀김가루 뒷면에 써 있는 레시피를 커닝하며 방정식을 사용해 과학적으로 요리하는 다양한 모습으로 이날 방송 후반부에서는 쉴틈없는 웃음 포인트를 제공했다.
김준호는 지난 2013 KBS 연예대상 대상 수상에 빛나는 개그맨. 그는 '1박2일'에 김준현 대타로 들어왔다고 밝히면서도, 쓰리쥐, 얍쓰 등의 다양한 별명과 색다른 라인을 시도때도없이 만들어내는 영특함으로 그를 대체할 멤버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로 대활약 중이다. 지난 금연 특집 여행에서는 밉상 캐릭터를 도맡아 화수분처럼 샘솟는 담배로 '얍실한 쓰레기'라는 별명을 스스로 만들어낼 정도. 그는 금연을 포기하고 카메라 앞에서 담배를 피우면서 입수하는,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는 살신성인으로 다양한 그림을 만들어내며 '1박2일'의 웃음을 담당하고 있다.
김준호는 그의 고향인 '개그콘서트'에서도 클로징코너 '뿜엔터테인먼트'에서 사기자 캐릭터로 분해 '자나' 말투를 대유행시켰다. 공개코미디와 리얼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서 매회 끊임없는 매력과 재치를 보여주고 있는 김준호의 활약은 매주 기대감을 불러모으며, 믿고 웃는 개그맨으로 자리를 굳혔다는 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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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