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결여', 큰 줄기 지켰지만 디테일 흔들..'아쉬움 반' [종영]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4.03.31 06: 48

종영한 SBS 주말드라마 '세번 결혼하는 여자'가 이지아, 엄지원 등 대표 캐릭터를 끝까지 추진력 있게 끌고간 데 반해,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에서는 흔들리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서는 두 번의 결혼에 실패 한 후 진짜 행복을 찾은 오은수(이지아 분)와 결혼을 통해 사랑이 완성된다고 믿지 않는 오현수(엄지원 분), 두 자매의 이야기를 그렸다. 행복해지기 위해 결혼을 선택했던 은수와 행복하기 위해 결혼을 거부해왔던 현수는 끝까지 각자의 믿음대로 인생을 그렸다.
은수는 행복을 인생 우선순위에 두고 살아온 인물이다. 정태원(송창의 분)과 이혼을 한 것도, 이후 김준구(하석진 분)와 재혼을 결심한 것도 행복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 선택으로 인해 딸 정슬기(김지영 분)는 그 나이에 하지 않아도 될 많은 생각을 했다. 스스로를 짐이라고 여겼고,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보며 "나처럼 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하소연을 했다. 잠시지만 새 엄마 한채린(손여은 분)에게 손찌검을 당하기도 했다.

다사다난한 시절을 보낸 은수는 마지막으로 자신과의 결혼을 선택했다. 이는 타인을 위해 희생할 여유를 갖지 않은 은수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안이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행복을 원했던 은수는 오로지 자신의 힘으로 그 '행복'을 손에 넣었다.
현수는 더욱 고집있게 자신의 가치관을 지켰다. 15년 동안 짝사랑했던 상대 안광모(조한선 분)로부터 사랑을 받으면서도 그는 결혼이라는 단어를 입에 올리지 않았다. 자신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는 광모의 헌신에도 현수는 더욱 동등한 파트너가 되길 바랐다. 그는 자신의 부모까지 광모를 사위로 인정한 상황에서도 결혼을 말하지는 않았다. "광모 엄마를 대하는 내 태도가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현수의 말은 그의 캐릭터와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해피엔딩을 위한 억지 결혼은 '세결여'와 어울리지 않았다.
하지만 '세결여'는 중간 손여은, 허진이 연기한 캐릭터가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산만한 전개를 보이기도 했다. 하석진, 장희진 등에 대해서는 추진력을 잃고 흔들리는 인상을 낳기도 했다.
마지막 회에서 준구는 절대 사랑이 아니라던 이다미(장희진 분)와 연인이 됐다. 준구만 마음에 품었던 다미는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기고 결국 그의 품에 안겼다. 다미에게는 해피엔딩. 하지만 은수에게 매달렸던 준구의 진심은 얕은 감정이 됐다. 준구는 은수의 뜻이 확고하다는 사실을 안 후 다미와 사랑을 키웠다.
종영을 앞두고는 태원과 채린의 관계가 갑작스럽게 전환되면서 원성을 낳기도 했다. 채린의 몰상식한 태도에 질린 태원은 무슨 일이 있어도 이혼하겠다는 주장을 펼쳤던 터. 이후 채린이 가정폭력에 피해를 입은 후 미성숙한 정서를 갖게 됐다는 점을 알고 돌변했다. 채린과 알콩달콩한 기류를 회복하고 세상에 둘도 없는 금슬을 자랑하는 부부가 됐다.
이혼을 코 앞에 둔 흔들리던 부부는 채린의 고백 한마디로 봉합됐다. 이는 딸바보 아빠 태원이 슬기가 맞았다는 사실까지 없던 일로 만들 만큼 극에 큰 영향을 줬다.
'세번 결혼하는 여자'는 김수현 사단으로 불리는 엄지원, 송창의, 강부자를 포함, 이지아, 서영희, 조한선 등이 가세한 라인업으로,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했다. 이들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안방극장에 보는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핑퐁처럼 오가는 빠른 김수현 식 대사는 긴장감을 고조시키고 몰입도를 낳는 요소. 아울러 가족을 통해 그 안에서 상처를 치유해 가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는 작가 특유의 내러티브로 친숙함을 낳았다.
총 40부작으로 기획된 '세번 결혼하는 여자'는 지난해 11월 9일 첫 방송됐으며 지난 30일 방송을 끝으로 종영했다. '세번 결혼하는 여자'에 이어 오는 4월 5일부터는 새 주말드라마 '엔젤아이즈'가 전파를 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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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 결혼하는 여자'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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