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을 '핫'하게 달궜던 SBS 주말드라마 '세 번 결혼하는 여자'가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 뜨거운 열기 한 가운데에는 주연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냈던 손여은, 정희진, 허진, 김지영 등 네 명의 신스틸러가 있었다.
지난 30일 오후 '세 번 결혼하는 여자'가 40회 방송을 마지막으로 안녕을 고했다. 드라마 시작 단계에서 받았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고 점차 가라앉던 '세 번 결혼하는 여자'는 이들 네 여인의 열연을 바탕으로 다시 순항할 수 있었다. 드라마가 막을 내린 지금, 그 누구도 이들에게 단순한 조연이라는 정의를 내릴 수 없다.
손여은은 '세 번 결혼하는 여자'의 대표적 신스틸러다. 그야말로 주연 이상으로 주목을 받는 조연을 일컫는 신스틸러라는 수식어에 잘 어울리는 배우다. 실제로 극이 중후반을 넘어서며 많은 시청자들은 손여은이 분한 채린 역에 열광했다. 이제껏 보지 못했던 새로운 개념의 악녀 채린은 드라마의 인기를 견인한 일등공신이었다.

이러한 채린을 연기하며 손여은은 그냥 채린이 됐다. 말투부터 오열하는 모습, 만취한 연기까지 손여은에 의해 독보적 캐릭터가 완성됐다. 손여은은 최근 OSEN과의 인터뷰에서 "채린을 연기하며 철저하게 채린이 돼 접근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의 말처럼 손여은의 존재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장희진의 활약상도 빼놓을 수 없다. 그동안 KBS 2TV '내 딸 서영이', '빅'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해왔던 그는 이번 드라마를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도했다. 쉽게 설명해 사랑에 미친 여자인 다미는 장희진으로선 처음 접해보는 연기다.
그리고 그는 다미로서의 존재감을 일궈냈다. 다미는 사실 극 중간 사라졌어야할 인물. 그러나 장희진이 표현하는 다미는 존재감을 입증해냈고, 마지막까지 주인공 남녀 준구(하석진 분), 은수(이지아 분)을 흔들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결과는 창대한 다미 혹은 장희진이었다.
여기서 허진을 빼놓는다면 섭섭해할 시청자가 적지 않으리라. 임실댁으로 분한 허진은 손여은의 채린이 그랬듯, 지금껏 보지 못한 가정부 캐릭터를 표현해냈다. 최여사(김용림 분)에게 자기 할말은 다 하고, 채린에게 돌직구 비난을 던지는 가정부를 또 어디서 볼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러한 임실댁 캐릭터가 밉상으로 비춰지거나 극의 흐름에 거슬리지 않았던 것에는 허진의 공이 컸다. 허진은 쫄깃한 사투리 연기와 표정으로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그가 다미를 향해 날카로운 돌직구를 던질 때 시청자는 그의 능청스런 연기에 감탄했다.
아역 배우조차 '세 번 결혼하는 여자'에서는 신스틸러였다. 슬기 역의 김지영은 어린 아이 다운 순수함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새 엄마 채린에게 뺨을 맞으며 오열하는 장면이나, 어른들의 다툼 속에서 그들보다 어른스런 모습을 보여주는 장면 등에서 김지영의 존재 이유가 빛났다.
한편, 오는 4월 5일부터는 '세 번 결혼하는 여자' 후속으로 이상윤-구헤선 주연의 '엔젤아이즈'가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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