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보다 LG가 더 편하다.”
‘만수’라 불리는 유재학 모비스 감독의 챔피언결정전 구상이다. 이미 SK와 4강 플레이오프를 치르기 전부터 했던 생각이다. 정규리그 1위 창원 LG와 2위 울산 모비스가 제대로 한 판 붙는다. 2013-2014시즌 KB국민카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하 챔프전)이 4월 2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1차전을 시작한다.
지난 20일 SK와 플레이오프 4강전을 준비하고 있는 유재학 감독을 울산에서 만났다. SK와 붙기도 전이지만 이미 LG와의 챔프전에 대한 구상까지 하고 있는 유 감독이었다. SK와 LG 중 어느 팀과 더 승산이 있냐고 넌지시 찔러봤다. 그랬더니 유 감독은 “SK보다 LG가 더 편하다”고 대답하며 자신감이 넘쳤다. 이유가 무엇일까.

유재학 감독은 “6차전에 대패를 해서 그렇지 LG와 붙었을 때 경기내용은 나쁘지 않았다”고 했다. 모비스와 LG는 정규리그 맞대결 3승 3패를 기록했다. 지난 7일 양 팀의 6차전에서 LG는 모비스를 80-67로 크게 이겼다. 당시 승리를 바탕으로 LG는 창단 첫 정규리그 우승을 일궈냈다. 정규리그 우승을 놓친 모비스는 챔프전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다. 모비스는 LG와 5차전까지는 3승 2패, 골득실 +5로 우위였다. 유재학 감독이 자신감을 갖는 이유도 일리가 있다.
6차전 모비스 패배의 원인은 문태종이었다. 고비 때마다 3점슛 네 방을 터트린 문태종은 18점을 올려 모비스를 침몰시켰다. 유 감독은 “문태종에게 외곽슛을 얻어맞으면서 점수가 벌어졌다. 하지만 챔프전에서는 이대성이 문태종을 잡아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모비스 우승의 관건은 이대성의 몸상태인 셈이다. 이대성은 지난달 16일 KGC인삼공사전에서 덩크슛을 시도하다 착지를 잘못해 왼쪽 발목을 다쳤다. 현재 이대성은 한 달이 넘도록 재활과 치료에 매진하고 있지만 결국 4강전도 결장했다. 챔프전에 나오더라도 경기감각이 매우 떨어져 있는 상태다. 유재학 감독은 “베테랑도 아니고 한 달 넘게 공도 못 잡은 신인선수가 얼마나 해주겠나”라며 아쉬움을 보이고 있다.
이대성이 베스트컨디션이라면 유재학 감독의 의중이 맞아떨어질 수 있다. 아니라면 4강전과 마찬가지로 이지원, 천대현, 박구영 3명이 돌아가며 이대성의 역할을 해줘야 한다. 특히 문태종을 수비할 천대현과 송창용의 역할이 막중할 전망이다.
젊음과 패기로 무장한 LG냐. 경험과 관록으로 맞설 모비스냐. 프로농구 최정상을 가릴 때가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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