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개막전 승리, 클레이 빼놓고는 설명 안 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3.31 06: 23

한화의 개막전 승리. 새 외국인투수 케일럽 클레이(26)를 빼놓고는 설명이 되지 않는다. 안정감있는 피칭으로 승리의 발판을 마련해준 클레이가 있었기에 한화의 감격적인 개막전 승리가 가능했다.
클레이는 지난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시즌 개막전에 선발등판, 5⅔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2실점 역투를 펼치며 한화의 4-2 승리를 견인했다. 한국 무대 데뷔 첫 등판부터 개막전 선발이라는 중책을 맡았지만 흔들림없는 침착한 피칭으로 안정감을 자랑했다.
클레이는 한화 구단 사상 3번째로 개막전 선발로 나온 외국인 투수였다. 2010년 호세 카페얀과 2013년 데니 바티스타가 개막전 선발로 나섰으나 팀 승리와 인연이 없었다. 하지만 클레이는 달랐다. 전체 외국인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리지만, 진중하기로 소문난 그답게 큰 경기에서도 참 침착했다. 한화 외국인 투수 사상 첫 개막전 선발승이라는 영예도 안았다.

이날 경기는 클레이의 야구 인생에서 처음으로 갖는 개막전 선발등판이었다. 그는 "미국 마이너리그에서도 개막전 선발로 나선 적은 없다"고 했다. 낯선 이국땅, 그것도 관중들의 열기가 뜨겁기로 소문난 사직구장에서 데뷔 무대를 개막전으로 가졌지만 클레이는 '초짜'라는 것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안정감 있었다.
클레이는 이날 최고 구속이 145km였지만 대부분 공이 140km 안팎으로 형성됐다. 대신 왼쪽 디딤발을 크로스로 내딛는 독특한 투구폼에서 우타자 기준 바깥쪽을 집중 공략했다. 여기에 컷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처럼 볼끝의 변화가 많은 공으로 맞혀 잡는 피칭을 펼쳤다. 정근우를 중심으로 한화 수비도 클레이를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이날 클레이와 호흡을 맞춘 포수 김민수는 "클레이가 볼 스피드는 빠르지 않았지만 볼 끝이 정말 좋았다"며 "변화구와 컨트롤도 잘 이뤄졌다. 컷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커브 등 변화구도 아양하게 제구가 잘 이뤄졌다"고 호평했다. 한화 정민철 투수코치도 "준비한 대로 잘 됐다"는 말로 큰 경기의 중압감을 이겨낸 클레이를 칭찬했다.
클레이도 "데뷔전에서 첫 승을 거두게 돼 기분이 좋다. 위기 상황을 잘 극복했지만 나 스스로는 제구와 구위에 만족할 수 없다다"며 "전세계 어느 나라든 실투는 쉽게 칠 수 있다. 앞으로 실투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6회 2사 후 박종윤에게 2구째 커터가 가운 데로 몰린 것에 대한 아쉬움. 승리에도 반성이 뒤따랐다.
클레이는 이제 만 26세로 앞으로 보여줄 것이 더 많은 투수라는 점이 매력적이다. 그는 이날 배터리를 이룬 신인 포수 김민수와 호흡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만족하고 있다. 나와 김민수 모두 젊다.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 고쳐나가면 된다"고 이야기했다. 승리에도 만족을 모르는 클레이, 한화 개막전 승리의 숨은 영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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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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