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고군분투는 없다.
'빅보이' 이대호(32, 소프트뱅크)는 2012년부터 2년간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고독한 싸움을 계속 해왔다. 이대호를 제외하고 상대를 위협할 만한 타자가 없었기 때문. 그러다 보니 '이대호와 여덟 난쟁이'의 씁쓸한 옛 추억이 되살아나기도 했다.
개인 성적은 리그 최상급 수준이었으나 팀 승리에 목말랐던 이대호는 오릭스와 2년 계약이 끝난 뒤 소프트뱅크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부터 우승에 목말랐던 이대호는 일본 무대 두 번째 구단에서 정상 등극의 기쁨을 만끽하는 게 첫 번째 목표. 그는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일원이 돼 우승을 노릴 수 있는 구단에서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건 내게 아주 큰 의미가 담겨 있다"며 "팀원들과 우승을 향해 뛸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너무 설렌다"고 입단 소감을 밝힌 바 있다.
소프트뱅크는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개막 3연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투타 짜임새는 완벽에 가까웠다. 특히 타선의 위력은 단연 돋보였다. 3경기 연속 두 자릿수 안타를 생산하며 상대 마운드를 실컷 두들겼다.
우치카와 세이치-이대호-하세가와 유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의 조합은 완벽 그 자체. 롯데 시절 홍대갈 트리오가 연상될 정도로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했다.
우치카와는 지바 롯데와의 3연전서 타율 6할6푼7리(12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7득점 맹타를 뽐냈다. 30일 경기에서는 2-2로 팽팽하게 맞선 8회 결승 솔로 아치를 쏘아 올리기도. 하세가와 또한 타율 5할4푼5리(11타수 6안타) 5타점 2득점으로 고감도 타격을 뽐냈다.
이대호의 방망이도 불을 뿜었다. 그는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달성하는 등 타율 5할8푼3리(12타수 7안타) 2타점 1득점으로 개막 3연전 독식에 이바지했다. 이대호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주위에 뛰어난 타자들이 많기 때문에 찬스 연결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군분투에 익숙했던 이대호, 든든한 동료들이 있기에 더 이상 외롭지 않다. 그런 만큼 우승의 한을 풀 가능성도 더욱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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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