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템의 젠부샤쓰] 무너진 SKT K, 혼돈의 시대가 열렸다
OSEN 고용준 기자
발행 2014.03.31 11: 30

인기 e스포츠리그 LOL 챔피언스(롤챔스) 스프링 2014시즌이 3주차 일정을 소화했습니다. 3주차의 가장 큰 소식 하나는 무적함대에 비교됐던 SK텔레콤 K의 충격적인 패배인데요. 일명 '카카오' 이병권의 폭탄 돌리기가 통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롤챔스 공식전 19연승, 마스터즈 포함 공식전서 23연승을 달리던 위풍당당했던 SK텔레콤 K는 형제팀 S와 비기면서 연승이 끊겼고, S에 지면서 한 수 아래로 평가받던 KT 애로우즈한테는 제대로 발목이 잡힌 셈이죠. A조서 1승 1무 1패, 승점 4점으로 3시즌 연속 우승은 고사하고 8강 진출도 사실상 힘들어졌습니다. S가 프라임 옵티머스에 패해야 재경기를 할 수 있는데 물이 오르고 S의 무난한 완승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죠.
세대교체를 완료한 CJ 프로스트는 삼성 오존에게는 아직 불안한 조직력을 드러내면서 완패를 당했습니다. 그래도 다행 인점은 상승세의 IM 1팀을 잡고 2승 1패로 조 2위를 기록, 8강 진출을 확정했습니다.

또 다른 우승후보로 꼽히던 KT 불리츠의 불안한 행보도 주목할만 합니다. IEM 카토비체서 전승 우승을 달성하면서 기대를 받았지만 지난 28일 나진 소드와 경기서 비기면서 2무째에 그쳤죠. 물론 약체로 평가받는 진에어 팰컨스와 오는 2일 경기를 통해 8강행을 타진할 수 있지만 스포츠의 세계에서 승패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SK텔레콤 K처럼 KT 불리츠도 이변의 희생양이 될 수 있습니다.
온게임넷 '클템' 이현우 해설위원이 그의 막힘없는 시각으로 돌아보고 앞으로 경기도 내다봤습니다. 네번째 클템의 젠부샤쓰를 만나보시죠. [편집자 주]
- 결국 카카오의 폭탄 돌리기가 SK텔레콤 K를 상대로 제대로 통했습니다. SK텔레콤 K도 떨어질 수 있다고 내다본 이현우 해설의 예상이 기막히게 적중했는데요. 다른 경기들을 통해 보면 선수들의 기량이나 팀워크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어보이는데요. 다른 팀들의 수준이 올라가 전에 말씀하셨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는지, 궁금하네요?
▲ 확실히 SKT K에 의하여 통일되어 어떻게 보면 너무 평화로웠던 롤판이 K가 무너짐에 따라 다시 혼돈의 시대가 열린 것은 맞습니다. 그만큼 다른 팀들이 정말 칼을 갈았다는 이야기고 전체적으로 상향평준화가 되었다는 이야기죠. K가 아직 탈락이 확정된 것도, 경기력에 큰 문제가 생긴 것도 아니지만 넘을 수 없었던 산에서 이제는 누구라도 도전해볼만한 산이 되었다는게 의미가 큽니다.
실제로 K가 패배한 후 다른 팀들과 이야기 해봐도 이번 시즌은 하늘이 내린 시즌이라고 대다수가 생각하고 있습니다.(모두 자기 팀이 우승할 수 있는 찬스라고..) 목표가 생기고, 그 목표가 희망적이라는 점에서 굉장히 치열해지겠죠.
- SK텔레콤 K가 KT 애로우즈에 패한 건 '푸만두' 이정현의 기용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푸만두' 이정현이 계속 흐름을 끊어내면서 찬물을 끼얹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이현우 해설이 평가할 때도 섣부른 기용이었을까요?
▲ 여러가지 요소들이 결합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크게 4가지로 보고 있는데,
1. 오랫동안 휴식기를 가졌던 푸만두와 나머지 4명과의 커뮤니케이션 부재.-> 바텀 라인전에서의 패배와 맵장악에서의 실수로 이어짐.
2. 너무나도 자신감이 넘친 잘못된 밴픽(Ban&Pick.)
3. 캐리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평소답지 않은 실수가 나온 임펙트와 페이커.
4. 정글러로서 힘든 상황을 거의 겪어보지 못했던 뱅기의 방황.
하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전제조건부터 생각해보시면 됩니다. 무적의 포스를 자랑했던 K의 승리공식을 한 번 살펴볼까요?
시작부터 한 발 앞서나가는 밴픽(Ban&Pick) -> 절대로 지지 않는 라인전 실력을 바탕으로 스노우볼 생성 -> 여유가 생기는 뱅기가 전체 판을 잘 설계해서 스노우볼 가속화 -> 이미 벌어진 글로벌격차로 상대방 압도.
중후반 한타와 운영이 가장 중요시되던 시즌2와 달리 시즌3,4는 라인전이 가장 중요시 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미드가 있고 페이커가 있죠. 불과 몇 달 전까지는 그 어떤 팀도 페이커를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미드가 가장 중요한 시기에 페이커라는 존재는 K라는 무적함대의 선장역할을 톡톡히 해냈죠. 하지만 이제는 아닙니다. 페이커와 비슷한 라인전을 펼칠 수 있는 선수가 계속해서 등장하고 다른 라인도 마찬가지죠. K의 승리공식에 제동이 걸린 겁니다.
K는 분명 아직도 엄청난 강팀입니다. 하지만 세계최고라는 타이틀을 지키기 위해선 지금보다도 더욱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겁니다.
- 전통의 명가 CJ 프로스트는 1승 1패를 기록하면서 가까스로 롤챔스 8강 진출의 확정했습니다. 조 2위로 올라갔지만 좋은 평가를 받지는 못했습니다. 삼성 오존과 경기서 무기력한 모습과 운영적인 측면에서 부족함이 드러났는데요. 혹자는 CJ 프로스트를 일류팀 판독기라고 혹평을 하기도 합니다. CJ 프로스트 8강에서 더 전진하기는 힘들까요?
▲ 전적으로 선수들 본인들이 하기에 따라 달렸다고 봅니다.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기본적으로 밥을 만들어 주실 순 있지만 밥을 먹는 것은 결국 선수의 능력입니다. 계속 되는 리빌딩, 주변의 혹독한 시선등 힘든 상황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만큼 프로스트한테 기대를 거는 팬분들이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습니다. 계속해서 본인들이 부족한 부분을 알고 채워나간다면, 그리고 그 상황을 즐기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면 분명 이번 시즌에 다시 한 번 비상하는 프로스트를 볼 수 있으리라 봅니다.
- KT 불리츠의 불안한 행보도 눈여겨 볼만 합니다. CJ 블레이즈와 나진 실드도 역시 1승 1무로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고요. KT 불리츠와 CJ 블레이즈, 나진 실드 8강 진출 가능성을 어느 정도로 보시나요? 특히 나진 실드의 무승부는 세간의 화제였습니다. 블레이즈를 상대로 다잡았던 1세트를 역전 당했기 때문이죠. 2세트에서는 그 충격을 이겨내고 완승을 거둬서 더욱 화제가 됐는데요. 가장 관심을 받은 선수는 중단(미드) 라이너 '꿍' 유병준 이었습니다. 스타리그 16강에 오를 정도로 재능이 있던 유병준은 LOL로 전향한 이후 이제 일부에서는 3대 미드로 성장했다고 평가하는데요. 유병준의 상승세 어디까지 가능할까요?
▲ 언급하신 3팀 다 진출하리라 생각합니다. 변수가 하나 존재한다면 나진 실드전에서 IM 2팀의 분전!
3대 미드에서 나머지 2명은 누군지 참 궁금한데요. 어쨌든 그 정도로 꿍선수가 요즘 날라 다닌다는 이야기겠죠. 단기적으로 보면 재능이 노력을 앞설 수 있겠으나 장기적으로 보면 결국 노력이 더 빛을 낸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꿍선수는 소문날 정도로 유명한 노력파 선수고 저번 윈터시즌부터 그 빛을 계속 내고 있는 상황이죠.
제가 한 번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요즘 너무 잘하던데 이제 좀 쉬면서 하셔도 되지 않나요? 하하” , “제 위에 페이커가 있는데 어떻게 다른 생각을 해요.” OH MY GOD 대박입니다, 이 선수. 더욱 성장하리라 봅니다.
고용준 기자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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