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7)이 개막 2경기 연속 무실점 피칭을 펼쳤다. 지난해 무실점 경기가 1경기밖에 없었는데 올해는 벌써 2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완벽함을 추구 중이다. 이제는 '포피치(Four Pitch)' 투수라는 수식어가 붙어도 어색할 게 없다.
류현진은 3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14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미국 본토 개막전에 선발등판, 7이닝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쳤다. 비록 불펜난조로 승리가 날아갔지만 류현진의 피칭은 인상적이었다.
1회 1사 만루, 2회 무사 1·2루 위기를 실점없이 극복한 류현진은 3회부터 7회까지 볼넷 하나를 허용했을 뿐 노히트피칭으로 샌디에이고 타선을 제압했다. 특히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에 슬라이더와 커브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업그레이드된 위력을 뽐냈다.

이날 경기를 마친 후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돈 매팅리 다저스 감독은 "류현진은 아주 좋았다. 모든 구종을 효과적으로 던졌다. 패스트볼 구위는 변함없었고, 슬라이더와 커브도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자신이 던질수 있는 4가지 구종을 모두 결정구로 활용해 삼진을 잡았다.
매팅리 감독 뿐만 아니라 '적장' 버드 블랙 샌디에이고 감독도 류현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블랙 감독은 "류현진은 1회 흔들렸고, 우리는 적극적으로 공격해야 했다"며 "4회부터 류현진은 4가지 구종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와 함께 한 시간은 괴로웠다"고 인정했다.
이날 류현진은 총 88개의 공을 던졌는데 그 중 43개가 패스트볼이었다. 패스트볼을`중심으로 체인지업 18개, 커브 13개, 슬라이더 12개를 섞어 던졌다.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비율이 5대5로 엇비슷했다. 최고 93마일, 평균 91마일로 약 147km 패스트볼을 바탕으로 변화구의 완급 조절이 잘 됐다.
탈삼진 7개를 기록한 과정에서 결정구도 패스트볼 3개, 슬라이더 2개, 체인지업과 커브가 1개씩이었다. 특히 우타자 에버스 카브레라를 두 번이나 몸쪽 낮은 코스로 빠르게 떨어진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 잡았다. 85~86마일로 약 138km 슬라이더였다. 6회에는 우타자 체이스 헤들리를 75마일로 약 121km 느린 커브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류현진은 지난해 주무기 체인지업을 뒷받침할 제2의 변화구의 필요성을 느꼈다. 슬라이더와 커브의 제구가 좋을 때와 안 좋을 때 차이가 컸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체인지업 뿐만 아니라 슬라이더와 커브의 제구가 완벽하게 이뤄졌다. 슬라이더의 스피드, 커브의 각도 모두 힘있고 날카로웠다. 4가지 구종을 일정하게 자유자재로 던지는 류현진, 이제는 '포피치' 투수로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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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디에이고(미국)=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