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소라가 달라졌다. 매력적인 음색은 최대한 볼륨을 낮췄고, 전체적인 음악, 사운드에 집중했다.
이소라는 31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마리아 칼라스홀에서 프리미엄 음감회 '이소라 8 미리 봄'을 열고 6년 만에 발표하는 정규 8집음반을 최초로 공개했다.
이날 공개된 이소라의 8집은 다소 생소한 느낌이었다. 기존 이소라의 곡들과 전혀 다른 분위기의, 색다른 곡들이 음반을 채우고 있었다. 그동안 이소라가 잔잔하면서도, 극도로 우울하게 사랑을 노래했다면 이번 음반은 전체적으로 강렬한 느낌이 주를 이뤘다. 과거 이소라의 이미지를 생각하면 굉장히 이질적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소라의 음악은 그의 분위기를 가득 담고 있었다. 우울하고 애잔하고 외로운 이소라만의 감정이 잘 표현됐다.

이번 음반에서 이소라가 가장 중점을 둔 것은 강렬한 밴드 사운드다. 음반 전체적으로 강하면서도 독특한 분위기가 흘렀다. 이소라의 매력적인 음색은 여전했지만, 보컬보다는 밴드 사운드를 강조해 가사를 여러 번 곱씹게 만들었다.
기존 이소라의 음악이 피아노 위주의 발라드곡이었다면, 이번 음반은 기타 사운드를 중심으로 한 밴드 음악이라고 할 수도 있다. 밴드 사운드에서도 특히 기타 라인이 중심이 됐다.
8집 타이틀곡 '난 별'을 작곡한 정지찬은 "아주 예전부터 이소라 씨가 즐겨 듣던 음악들이 밴드 사운드, 로커들의 음악을 좋아했다. 발라드를 부를 때에도 록을 가끔 음반에 넣기도 했다. 지금은 구체적으로 더 그런 것들을 표현하는 것 같다"라며 "노래 전달도 중요하지만 밴드 사운드나 악기들의 사운드에 대해서 큰 의미를 부여했다. 좀 더 음악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난 별'은 이번 음반 중 가장, 대중이 생각하는 이소라다운 색깔이 묻어났다고 볼 수 있다. 강렬한 사운드의 앞 트랙이 낯선 감정을 줬다면, 7번트래 '난 별'은 그런 낯선 상황에서도 묘하게 익숙한 모습이 보였다. 파이프 오르간 소리도 인상적이다.
정지찬은 "내가 곡을 주고 이소라 씨가 나중에 가사를 썼는데 내가 생각했던 느낌이 자연스럽게 나온 것 같다"며 "파리로 여행을 갔을 때 한 남자가 기도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며 쓴 곡인데, 그 때의 그런 느낌이 가사로도 잘 표현돼서 너무 행복했다"고 밝혔다.

이소라와 지난 5집부터 8집까지 네 장의 음반 작업을 같이 한 이한철은 "곡 작업을 할 때 이소라 씨가 즐겨 듣는 노래와 그림 같은 것을 보내준다. 어느 날은 갑자기 전화해서 스페인어나 이탈리아어로 된 힙합을 들려주기도 했다"며 "굉장히 다양한 소재들을 던져줬고, 그 중에서 작곡가들이 어떤 걸 잡느냐에 따라 곡의 방향이 결정됐다. 던져준 소재를 다 다르게 받아들인 결과물을 듣는 것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정지찬은 이소라의 변화에 대해 "이소라 씨의 음악도 점점 자라나면서 다른 형태로 변하는 것 같다. 지금의 음악도 이소라 씨의 음악이 아닐까 생각한다"며 "예전 음악을 더 그리워하는 분들도 있겠지만 지금의 음악, 이소라 씨가 하고 싶은 음악을 상상하면 또 어떤 음악이 나올까 기대하게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소라 측 관계자는 "6집까지 대부분 사랑이야기를 담고 있었는데, 7집앨범부터는 가사의 내용이 조금씩 변했다. 사랑보다는 삶에 대한 성찰이나 인간 자체에 대한 관심이 가사에 녹아 있었고, 가사 외에도 음악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는 것은 보컬보다 밴드 사운드가 중심이 되는 음악으로 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소라의 8집은 콘셉트 및 작품 구상 기간까지는 총 6년, 순수 녹음 및 후반 작업 기간만 총 3년이 소요됐다. 또 보컬 미 악기 녹음만 100여회에 이르고, 음반 후반 작업을 위해 미국과 영국에서 두 번의 믹싱과 세 번의 마스터링을 했을 정도로 완벽한 음악적 완성도와 사운드를 추구했다.
특히 스팅, 에릭 클랩튼, 비욘세, 머라이어 캐리 등 세계 정상급 가수들과 작업해 온 프랜 캐스컬트가 믹싱을 맡고, 레이디 가가, 마돈나, 리한나 등 해외 유명 가수들의 음반에 참여한 크리스 케링거가 마스터링을 담당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 정지찬과 김민규, 이한철, 정순용 등 유명 가수 겸 작곡가들과 그룹 메이트 출신의 정준일, 임헌일 등 새로운 조류를 이끌고 있는 신진 뮤지션들이 작곡에 참여했다. 베이시스트 정재일과 드러머 이상민 등이 참여해 이소라의 음악적 변신을 도왔고, 모든 수록곡의 가사는 이소라가 직접 작사했다.
내달 8일 온, 오프라인으로 발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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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츈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