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만고 끝의 승리였다. IBK기업은행이 풀세트 혈투 끝에 GS칼텍스를 제압하고 2년 연속 통합 우승에 한걸음 다가섰다.
IBK는 31일 오후 평택 이충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2013-2014 NH농협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서 GS를 세트스코어 3-2(25-18, 25-18, 15-25, 22-25, 15-9)로 힘겹게 물리쳤다.
이로써 1차전을 내줬던 IBK는 2, 3차전을 내리 따내며 2연승(1패)을 기록, 2년 연속 통합 우승에 단 1승만을 남겨두게 됐다. 반면 GS는 1승 뒤 2연패를 당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IBK의 카리나는 47점(54.05%)으로 개인 최다 득점(종전 37점)을 경신하며 승리의 수훈갑이 됐고, 김희진도 19점(공격성공률 44.73%)을 올리며 승리에 디딤돌을 놓았다. 반면 GS는 베띠가 50점을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IBK가 주도권을 먼저 잡았다. 1세트 초반부터 '주포' 카리나와 상대 범실을 묶어 13-6으로 크게 달아났다. GS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외국인 선수인 베띠를 앞세워 추격전을 벌였다. 베띠의 연이은 오픈 공격과 정대영의 블로킹을 더해 16-16으로 기어코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세트 막판 승부가 갈렸다. 19-17로 앞서던 IBK가 이소영의 득점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고, 결국 오버넷으로 판명되면서 20-17로 점수를 벌렸다. 기세가 오른 IBK는 내리 5점을 따내면서 기선을 제압했다. GS는 1세트서만 범실을 8개나 기록하며 무너졌다.
IBK의 기세는 2세트서도 이어졌다. 카리나와 박정아는 물론 유희옥의 중앙 공격까지 살아나며 점수를 벌렸다. 반면 GS는 불안한 서브리시브를 이어가며 고전을 면치 못했다. IBK는 공격 삼각편대인 카리나 박정아 김희진의 득점포가 살아나며 여유있는 경기 운영을 펼쳤고, GS의 범실이 이어지는 틈을 놓치지 않고 2세트마저 손쉽게 가져왔다.
벼랑 끝에 몰린 GS도 젖먹던 힘을 짜냈다. 3세트 초반까지 4-7로 끌려가다 이소영 정지윤 베띠의 연속 득점 등을 묶어 11-8로 승부를 뒤집었다. 한 번 기세가 오른 GS는 거칠 것이 없었다. 베띠가 백어택과 스파이크 서브를 연이어 내리꽂으며 21-13으로 달아났다. 이소영까지 득점에 가담한 GS는 3세트를 따내며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4세트는 박빙의 승부였다. IBK가 앞서가면 GS가 추격하는 형국이었다. 세트 중반 이후 GS가 베띠를 앞세워 역전에 성공했고, 줄곧 근소한 리드를 잡았다. IBK는 김희진 카리나 박정아를 필두로 2점 내외의 추격전을 벌였다. 하지만 GS가 결국 4세트를 만회하며 승부를 5세트로 끌고갔다.
전열을 가다듬은 IBK는 5세트서 김희진과 카리나의 블로킹과 카리나의 오픈 공격으로 4-1로 앞섰다. GS도 만만치 않았다. 베띠의 퀵오픈과 스파이크 서브, 한송이의 블로킹을 묶어 5-5로 균형을 이뤘다. 살얼음 승부가 이어졌다. 하지만 승부처서 IBK의 집중력이 더 빛났다. 주인공은 김희진과 카리나였다. 김희진은 블로킹, 시간차, 속공으로 연달아 득점에 성공하며 11-8로 리드를 선사했다. IBK는 결국 카리나의 연이은 오픈 공격과 유희옥의 블로킹으로 치열했던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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