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슈퍼 히어로들은 왜 한국을 탐내나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4.04.01 07: 35

슈퍼 히어로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촬영 중인 ‘어벤져스’에 이어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제작진이 한국 촬영 가능성을 언급하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제작자 아비 아라드는 지난 31일 일본 도쿄 미나토구 리츠칼튼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영화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 아시아 투어 기자회견에서 ‘어벤져스2’가 한국에서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는 기자의 언급에 “우리도 미국이 아닌 다른 배경을 찾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어쩌면 다음 속편은 한국에서 촬영할 수 있다”고 한국 촬영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아비 아라드는 “많은 영화들이 전세계 곳곳에서 촬영하는데 이는 극중 인물들이 (한 나라에 국한되지 않고) 전세계 곳곳에 있기 때문”이라고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를 배경으로 하는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비단 촬영지 뿐만 아니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제작진은 유독 한국과 연관을 많이 지으려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일단 영화에 한식을 먹는 장면이 나오는 것에 대해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미국에서 한식이 인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마크 웹 감독은 이번 시리즈에 한국 노래를 삽입할 가능성과 함께 다음 달 24일 전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개봉하는 의미에 대해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전편에서 국내 관객 500만 가까이를 동원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가 한국 촬영이 가시화된 것은 아니지만, 제작자의 긍정적인 검토 의사를 밝힌 것은 그만큼 할리우드 영화의 배경이 다변화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또한 한국 영화 시장의 규모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게 성장했다는 것을 가늠하게 한다. 관객을 끌어모으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든, 다양한 이야기를 생산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이유든간에 한국 영화 시장과 한국이라는 국가가 할리우드 영화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분명한 상황.
현재 ‘어벤져스2’가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촬영이 가져올 국내 경제 파급효과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긴 하나, 한국 촬영과 한국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는 것만으로도 국내 영화 팬들의 비상한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이 어떻게 다뤄지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기 때문. ‘어벤져스2’ 속 한국을 ‘구경’ 혹은 ‘도끼눈’으로 감시하기 위한 한국 관객이 몰릴 것이라는 예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촬영지 선택만으로도 인구수에 비해 거대한 한국 영화 시장을 일단 찜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것.
여기에 우리나라가 유독 ‘어벤져스’, ‘스파이더맨’ 등 할리우드 히어로 영화에 대한 애정이 높다는 점도 한국을 탐내는 배경이 되고 있다. 슈퍼 히어로 영화가 망한 사례가 드물 정도. 이는 서사적인 영웅 이야기를 사랑하는 성향이 크기 때문이다. 때문에 한국의 폭발적인 흥행 성적을 염두한다면, 히어로 영화들의 한국에 대한 애정 표현이 과한 것은 아닌 것. 한국인들의 호의를 사기 위한 할리우드 슈퍼 히어로들의 공습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전혀 허무맹랑한 이야기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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