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안녕하세요', 취미와 민폐..그 한 끗 차이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4.04.01 07: 30

취미와 민폐의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이어졌다.
지난 31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서는 취미와 민폐를 아슬아슬하게 오가는 사연 주인공들의 모습이 그려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파충류 등 다양한 동물들을 집에서 키우는 남편의 아내였다. 남편이 고민이라는 아내는 "고양이, 앵무새, 거북이 등을 키우고 있는데 이는 약과다. 4M 길이의 뱀도 있고 도마뱀, 거미 등도 있다"면서 "온 집안에 동물들 털과 비늘이 떨어져 있다. 첫째 아이도 있고 이제 둘째 아이도 낳을 예정인데 아이들의 건강이 걱정된다"라고 고민을 토로했다.

이에 남편은 "반려동물이 아이한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건 우리 나라밖에 없다. 정서적으로 반려동물은 아이에게 좋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아내는 여기에 지지 않았다. 그는 "지인이 아픈 원숭이를 우리 집에 맡겼는데 아들에게 줄 모유를 먹이더라"며 "그리고 동물들을 씻길 때 아이들이 씻는 세면도구를 사용한다"고 걱정을 표해 시선을 모았다. 그러자 남편은 "앞으론 가족 먼저 생각하도록 노력하겠다. 하지만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부탁했다.
춤과 사랑에 빠진 아들의 사연도 취미와 민폐를 아슬아슬하게 오갔다. 이날 아들 때문에 고민이라는 어머니는 "아들이 나이 먹고서도 춤을 끊질 못한다. 허리를 심하게 다쳐서 식물인간이 될 뻔한 적도 있었다"라고 걱정했다.
아들의 지인들도 아들의 위험한 춤 사랑을 폭로했다. 사연 주인공의 지인들은 "수술 2주 후에 목에 깁스를 한 채 무대에 올랐다. 사람들 반응이 좋으니까 신이 나서 열심히 춤을 추더라. 위험한 것은 안 했으면 좋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아들은 "춤을 출 때 행복하다"라면서 "그리고 내가 몸이 아프고 못 움직이겠으면 끊겠는데 지금은 완벽하게 회복됐다. 그리고 운동을 하면 건강해지지 않나"라고 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그럴수록 어머니의 고민은 더해갔다. 어머니는 "텀블링만이라도 하지 말아달라"고 부탁했지만 아들은 "춤을 끊을 순 없을 것 같다"고 말해 시선을 모았다.
취미는 말 그대로 전문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즐기기 위해 하는 일이다. 개인의 만족을 위해 하는 일. 하지만 이것이 다른 사람에게 불편함을 안긴다면 이는 더 이상 취미에 머무르는 것이 아닌, 민폐의 수준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특히 함께 사는 사람들 그리고 아이들의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면 이는 이기적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안녕하세요'에 나온 사연 주인공들이 모두 취미에서 넘어선 민폐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 하지만 이 사이를 아슬하게 오고 가는 건 사실. 취미와 민폐의 사이에서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가진다면 민폐를 끼치지 않고 취미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trio88@osen.co.kr
'안녕하세요'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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