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챔프전에서 선수들만 붙는 것이 아니다. 담당기자들도 계급장 떼고 한판 붙었다. LG 담당 우충원 기자와 모비스 담당 서정환 기자가 말하는 본격 편파 프리뷰 배틀. 2탄에서는 김종규(23, LG)와 함지훈(30, 모비스)의 ‘빅맨대결’을 집중 조명한다.
▲ 이래서 이 선수가 더 세다
우충원 기자(이하 우): 골밑이 든든해야 챔피언에 오를 수 있다는 건 당연한 거 아닌가? 서장훈(은퇴)을 시작으로 김주성(동부), 하승진(KCC), 오세근(KGC)이 이를 증명했다. 이제 그 계보를 이을 선수가 있다. 바로 김종규다. 함지훈은 여기에 못 낀다.

206cm의 김종규는 한국 농구 빅맨 계보를 이을 유망주다. 경희대 재학시절 부터 국가대표에 차출됐다. 높이뿐만 아니라 뛰어난 운동능력을 가진 선수다. KBL에 데뷔하면서 그는 자신의 능력을 활용해 팀의 정규리그 우승에 일조했다.
서정환(이하 서): 다 알겠는데 아무리 김종규가 높다하되 하늘아래 신인선수다. 2010년 챔프전 MVP에 빛나는 함지훈에 비하면 햇병아리다. 아무리 농구가 높이의 스포츠라지만, 함지훈은 일찌감치 높이의 한계를 극복해내는 방법을 익혔다. 특유의 묵직한 엉덩이를 바탕으로 치고 들어오는 함지훈의 포스트업은 ‘갈비’ 김종규가 감당할 수 없다. 김종규의 블록슛이 아무리 높아도 함지훈의 훅슛은 수비가 불가능하다. 골밑에서 더블팀을 당했을 때 외곽으로 공을 가장 잘 빼주는 선수도 함지훈이다. LG에서 도움수비가 들어와 주면 오히려 고맙다.

▲ 이래서 이 선수는 안 돼
우: 우선 장신인 김종규가 골밑에 있다면 함지훈도 골밑에 쉽게 접근하지 못한다. 폭발적인 운동능력은 함지훈과 비교해 김종규의 가장 큰 장점이다. 특히 모비스를 상대로 김종규의 역할은 중요하다. 특히 지역방어를 쉽게 깨려면 빅맨의 역할이 중요하다. 최근 외곽슛이 일취월장한 김종규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서: 김종규에게 미안하지만 챔프전에서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 겪어보는 챔프전 무대의 돌발상황에서 김종규는 당황할 수 있다. 김종규의 점프슛이 좋아진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4강전에서 전창진 감독은 “골밑을 막고 김종규에게 일부러 외곽슛을 열어주었다”고 했다. 4강전과 달리 타이트한 수비가 붙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김종규의 외곽슛이 계속 터지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리고 4강 4차전에서 함지훈이 22점 넣는 것 못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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