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최강 테이블세터, "1용규-2근우 최고 조합"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01 06: 51

한화 테이블세터 이용규(29)와 정근우(32)가 롯데와 개막 2연전에서 최강 테이블세터의 위용을 드러냈다. 1번 이용규와 2번 정근우로 최적의 조합도 찾았다.
한화는 지난달 30~31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롯데와 개막 2연전에서 1번 이용규와 2번 정근우로 테이블세터를 구성했다. 이용규는 10타수 3안타 타율 3할을 기록했고, 정근우는 6타수 1안타로 타율은 1할6푼7리이지만 볼넷 3개를 골라내 출루율은 4할4푼4리였다. 두 선수가 7번이나 출루하며 찬스를 마련했다.
이용규와 정근우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FA가 돼 나란히 한화로 이적했다. 이용규는 KIA, 정근우는 SK에서 1번타자로 오랜 기간 활약한 리드오프. 한화에서는 누가 1번 타순을 맡을지가 관심을 모았다. 두 선수는 대표팀에서도 1~2번을 번갈아 쳤고, 한화에서는 과연 어떤 조합으로 나설지 궁금증을 자아냈다.

결론은 1번 이용규, 2번 정근우였다. 이 같은 타순 구성에 대해 한화 김응룡 감독은 "선수 개인에 대한 것이라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1번이 아닌 2번을 맡게 된 정근우의 자존심에 혹여라도 상처가 될까 조심스러워했다. 하지만 오히려 정근우는 2번 타순을 진심으로 반기며 지금의 타순이 최고라고 주장했다.
정근우는 "나는 2번 타순이 편하다. 1번을 맡으면 하루가 정말 바쁘고 급해진다. 그동안 1번을 많이 쳤지만, 2~3년 전부터는 출루율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며 "용규가 1번에 있으니까 정말 편하다. 여유가 생겼다. 용규가 1번을 치고, 내가 2번을 치는 지금의 타순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밝혔다.
타격 스타일을 볼 때에도 지금 타순이 최적이라는 게 정근우의 생각. 그는 "난 초구부터 치는 타격 스타일이다. 용규는 공을 많이 보는 스타일이라 1번 타순에 더 맞다. 내가 1번을 치면 볼을 많이 안 보기 때문에 용규가 짜증날 것"이라고 웃으며 농담했다. 정근우가 적극적인 초구 공략이 강점인 반면 이용규는 '용규놀이'라고 불릴 만큼 끈질긴 커트와 선구안이 강점이다.
때마침 훈련을 마치고 지나가던 중 정근우의 이야기를 듣던 이용규는 "난 감독님 지시대로 할 뿐"이라며 웃은 뒤 "2번 타순에 근우형이 있기 때문에 나도 주자로 나가면 편하다. 상대 배터리의 구종을 파악하기 쉽다. 근우형을 상대로 직구를 쉽게 던질 수 없을 것이다. 강한 2번이 있으면 편하다"고 동조했다.
타순을 놓고 의견이 일치한 두 선수였지만 엉뚱하게도 홈런을 갖고 논쟁이 붙었다. 이용규가 "홈런 10개도 못 친다"고 구박하자 정근우는 "너는 한 시즌 홈런 5개는 쳐봤냐? 통산 홈런 몇 개 되냐"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이용규는 "내게 홈런은 의미없다. 형부터 두 자릿수 홈런 치고 이야기하자"며 주위를 웃음 바다로 만들었다. 정근우는 2007·2009·2013년 기록한 9개가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이며 이용규는 2005년 때린 5홈런이 개인 최다 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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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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