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신인 김민수, 강민호 응원가 따라부른 사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4.04.01 13: 00

"조용히 좀 해라".
한화 신인 포수 김민수(23)는 지난달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시즌 개막전에서 선발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켰다. 신인이 개막전 선발 포수로 나온 건 2000년 해태 김상훈 이후 14년 만이었다. 김민수는 프로 데뷔 첫 타석에서 초구를 받아쳐 안타를 치고, 도루 저지에도 성공하는 등 공수에서 기대이상 활약으로 한화의 개막전 4-2 승리를 이끌었다.
신인 김민수를 개막전부터 선발로 내세우는 모험수를 던진 김응룡 감독도 "그 정도면 잘한 것 아닌가"라며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전종화 배터리코치도 "침착하게 잘 했다. 전체적으로 투수 리드도 좋았다"고 평가했다. 정민철 투수코치 역시 "어린 선수가 막상 개막전 큰 경기를 뛰는 게 쉽지 않았을텐데 나이스 게임이었다"고 칭찬했다.

김민수는 "처음에는 긴장됐지만 재미있게 경기했다"며 "투수리드는 벤치의 사인도 몇 개 있었지만 거의 내 감으로 했다. 시범경기에서는 포구 실수가 많았는데 개막전에서 첫 안타를 치고 난 다음 리듬이 좋아졌는지 실수를 하지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도루 저지에 대해서도 "고교 때부터 2루 송구는 자신있었다"고 힘줘 말했다.
재미있는 건 경기 중 롯데 강민호로부터 한소리 들었다는 점이다. 김민수는 "나도 모르게 강민호 선배가 타석에 나왔을 때 응원가를 따라불렀다. 우리팀 응원가는 안 들리고, 롯데 응원가만 크게 들렸다"며 "강민호 선배가 타석에서 농담으로 '조용히 좀 해라'고 하더라"고 털어놓았다. 큰 경기에서 긴장하지 않고 즐겼던 김민수의 배짱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다.
개막 두 번째 경기에서도 주전 포수로 나온 김민수에게는 데뷔 초부터 선발 마스크를 굳힐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김민수는 "사실 드래프트에서 한화에 지명될 줄은 몰랐다. 삼성이나 LG, NC에서 2~4라운드 사이에 지명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갑자기 한화에서 지명해 놀랐다"고 되돌아봤다.
이어 김민수는 "한화에 확실한 주전 포수가 없었기 때문에 내게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내가 잘하면 주전이 아닌 백업으로라도 1군에 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며 "기회가 온 만큼 잘 살리겠다. 이제부터 진짜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민수는 한화에서 FA 자격을 얻는 게 목표다. 역대 FA 최고액 75억원을 받은 롯데 강민호처럼 FA 대박을 이루고 싶어한다. 그는 "아직 그 꿈은 유효하다"며 장밋빛 미래를 기대했다. 남다른 배포와 독특한 매력을 지닌 김민수가 한화의 안방을 확실하게 꿰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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