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실점' 텍사스 마운드, 우승후보 평가 무색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4.04.01 06: 44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였다.
텍사스 레인저스가 개막전 기록적인 대패를 당했다. 텍사스는 1일(이하 한국시간)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10-14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먼저 6점을 내주고 필라델피아 에이스 클리프 리를 상대로 7점을 뽑아 경기를 뒤집었지만 기쁨은 잠시, 불펜이 와르르 무너졌다.
개막전 선발투수부터 꼬였다. 원래 개막전 선발은 에이스 다르빗슈 유 자리였다. 하지만 다르빗슈가 지난달 목통증을 호소해 부상자명단에 올랐고, 텍사스는 섀퍼스를 선발투수로 내세우는 강수를 뒀다. 도박에 가까운 궁여지책이었지만 작년 워낙 성적이 좋았던 섀퍼스였기에 텍사스는 내심 반전 드라마를 기대했다. 그러나 섀퍼스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데뷔 첫 선발등판을 홈 개막전으로 치른 섀퍼스는 4이닝 8피안타 3볼넷 7실점으로 무너졌다. 2회 지미 롤린스에게 허용한 만루포가 결정타였다. 긴장한 탓인지 공이 자꾸 높게 떴고 제구가 전혀 되지 않았다. 강점이었던 강속구도 완급조절 때문에 제대로 발휘되지 않았다.
다르빗슈가 신예 섀퍼스로 바뀐 셈이니 텍사스도 큰 기대를 걸기 힘들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올 시즌 텍사스 필승조를 맡아 줄 투수들이 줄줄이 무너졌다. 페드로 피게로아는 1⅔이닝 4피안타 4실점으로 재역전을 허용했고, 셋업맨으로 낙점된 알렉시 오간도도 1⅓이닝 3피안타 2볼넷 2실점으로 부진했다.
원래 셋업맨은 섀퍼스 자리였다. 작년 섀퍼스는 76경기에 등판해 76⅔이닝을 소화했는데, 6승 2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8로 맹활약을 펼쳤다. 작년 메이저리그 불펜투수 가운데 셰퍼스는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 가운데 하나였다.
그렇지만 텍사스 선발 마운드가 연쇄붕괴를 일으켜 섀퍼스는 선발로 옮길 수밖에 없었다. 다르빗슈는 곧 돌아올 예정이지만, 해리슨과 홀랜드 그리고 루이스가 돌아오려면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때문에 텍사스는 개막 5선발을 신예투수로 꾸리는 궁여지책을 내놓은 상황이다.
텍사스는 지난 겨울 추신수와 프린스 필더를 영입하며 우승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부상 악령이 텍사스를 놓아주지 않는다. 마운드 연쇄붕괴는 더욱 심각하다. 개막전에서 텍사스가 안고있는 고민이 그대로 드러났다. 우승후보로 평가받던 텍사스가 올 시즌 순항하기 위해서는 마운드 안정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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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링턴=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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