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병헌이 네 번째 할리우드 영화를 선택했다. 무려 ‘터미네이터’ 시리즈다. 한국 영화 팬들에게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새로운 작품에 한국배우 이병헌이 출연한다는 소식은 ‘어벤져스2’의 한국 촬영만큼 설레는 소식일 터. 하지만 또 악역 조연으로 변죽만 울리고 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점차 높아지는 중이다.
미국의 연예전문지 할리우드 리포트의 보도에 따르면 이병헌은 최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터미네이터:제네시스(이하 '터미네이터5')'에 캐스팅됐다. 역할은 아직 미정이나 극 중 중요한 배역을 맡을 것이란 전언이다.
이병헌은 2009년 프랑스, 홍콩, 아일랜드, 스페인, 영국 등이 참여한 다국적 합작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트란 안 훙 감독)에 할리우드 배우 조쉬 하트넷과 출연하며 국제 영화 시장에 처음 발을 내딛었다. 이후 ‘지.아이.조-전쟁의 서막’에서 악당 닌자인 스톰 쉐도우 역으로 할리우드 영화에 데뷔했으며 ‘지.아이.조2’에서는 늘어난 비중을 맡았지만 시리즈 인기의 퇴색으로 빛이 바랬다.

더불어 브루스 윌리스, 캐서린 제타 존스, 안소니 홉킨스, 존 말코비치, 헬렌 미렌 등의 할리우드 톱 배우들과 함께 한 ‘레드:더 레전드’에서는 카리스마 있으면서도 허당기(?) 있는 악역을 맡았다.
이병헌의 이 같은 할리우드 진출은 대사 비중이 낮은 악역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성공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할리우드는 흑인 감독이나 배우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수상을 한 것이 화제거리가 될 정도로 백인이 아닌 다른 인종 배우들에게 유난히 문턱이 높은 곳이기 때문. 그런 상황에서 미국인도 아닌 외국 동양인 배우가 유명 할리우드 영화 시리즈에서 연이어 중요한 배역을 맡게 된 것은 이례적이다.
특히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1980년대부터 한국 관객들에게도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 한국인 배우 이병헌이 출연하는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기대감을 모은다. 그렇지만 이 영화에서도 또 한국배우가 악역 조연으로 나설 경우에는 실망감만 더할 가능서도 크다.
한편 '터미네이터5'는 사라 코너와 존 코너의 아버지인 카일 리스의 젊은 시절을 그리는 3부작으로 제작된다. 첫 편은 내년 7월 북미 개봉 예정이며 아놀드 슈왈제네거, 에밀리아 클라크, 제이슨 클락 등이 출연을 확정했다. '토르: 다크 월트'를 연출한 앨런 테일러 감독이 메가폰을 잡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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