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32)가 새로운 소속팀 텍사스에서의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그러나 성적이 썩 좋지 못했다. 이에 미 언론은 추신수의 ‘왼손 상대 약점’에 대해 다시 포문을 열었다.
추신수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파크에서 벌어진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좌익수 및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7회 마지막 타석에서 볼넷을 고르며 다음 경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성적은 아니었다. 텍사스도 화끈한 난타전을 벌였으나 선발 태너 셰퍼스가 조기에 무너진 것을 이겨내지 못하고 10-14로 졌다.
결과만 놓고 보면 왼손 투수에 대한 약점이 도드라졌다. 추신수를 꾸준하게 따라다니는 약점이다. 이날 추신수는 5타석 모두 왼손 투수를 상대했다. 선발 클리프 리에 이어 제이크 디크먼, 안토니오 바스타도가 그 주인공이었다. 타구의 질이 다 나빴던 것은 아니었다. 추신수는 첫 타석에서 가운데 담장 앞까지 날아가는 큰 타구를 날렸다. 리가 한숨을 내쉬었을 정도였다. 2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2루수 땅볼에 그쳤지만 상대 2루수 체이스 어틀리의 수비가 좋았다.

하지만 안타를 신고하지 못함에 따라 지역 언론들도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지역 언론인 는 “지난해 규정타석을 채운 173명 중 추신수의 왼손 투수 성적은 최하위권”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추신수의 왼손 투수 타율은 2할1푼5리로 150위, 장타율은 2할6푼8리로 170위였다. 그나마 많은 볼넷을 골라 3할4푼7리의 출루율(71위)을 기록했을 뿐이다.
추신수의 왼손 투수 약점은 2011년 7월 24일 샌프란시스코전에서 조나단 산체스에게 사구를 맞은 이후 불거졌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선이다. 는 “부상 후 추신수의 왼손 투수 타율은 2할1푼5리, 출루율은 3할3푼6리, 장타율은 2할9푼3리다. 이는 플래툰 선수의 성적에 가까운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는 “추신수는 2020년까지 계약이 되어 있고 텍사스는 답을 찾아야 한다. 1년에 왼손 선발 투수는 45경기 가량 등장한다. 추신수에게 최대 가치를 얻기 위해서는 왼손 투수 상대 성적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추신수와 론 워싱턴 감독은 대수롭지 않은 반응이다. 추신수는 지난해도 “잘 맞은 타구가 잡히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왼손 투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와의 인터뷰에서도 비슷한 논조였다. 추신수는 “왼손 투수를 상대한 성적은 매년 달랐다. 왼손 투수라고 해서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 나는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고 논란을 진화했다.
워싱턴 감독 역시 “스스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면서 “우리가 왼손 투수를 상대한다고 해서 그가 경기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플래툰 시스템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추신수는 오는 6일 탬파베이의 또 하나의 좌완 에이스 데이빗 프라이스와 상대할 가능성이 크다. 프라이스를 상대로 한 통산 성적은 타율 1할5푼4리(13타수 2안타)다.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간의 평가를 뒤집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이자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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