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성, 넥센의 진짜 해결사로 큰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01 13: 12

“타점왕이요? 에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죠”
김민성(26, 넥센)에게 타점왕 판도에 대한 이야기를 묻자 웃음과 함께 즉각 손사래가 돌아온다. 확실히 어려운 명제이기는 하다. 하지만 ‘지난해 이상의 타점’으로 질문을 바꾼다면 그 가능성은 매우 높아진다. 즐비한 기회와 이를 즐기는 마음가짐까지 갖췄다. 김민성의 ‘타점 본능’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넥센은 올해 리그 최고의 중심타선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리는 2번부터 7번까지 모두 홈런을 칠 수 있는 선수들”이라는 염경엽 넥센 감독의 자신감은 허언이 아니었다. 실제 넥센은 2번 타순에 이택근이나 이성열을 투입하는 경우가 많다. 박병호-강정호-김민성으로 이어지는 타순에 외국인 타자 로티노가 추가됐다. 그 외 윤석민 유한준 등 대기하고 있는 타자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그 핵심 연결 고리이자 새로운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는 선수가 김민성이다. 김민성의 올해 자리는 주전 3루수 및 6번 타자. 박병호와 강정호가 남긴 주자들을 싹쓸이하는 것이 김민성의 주된 임무다. 기회는 수없이 찾아오고 있다. 3할 이상을 때릴 수 있는 타자들인 박병호 강정호 뒤에 있다 보니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서는 경우가 많다. 김민성도 “형들이 너무 잘 나가서 기회가 많다”고 고마워했다.
이런 기회를 잘 살리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온전히 김민성의 몫이다. 그런데 김민성은 올해 초반부터 득점권 상황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김민성은 지난 주말 문학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개막 2연전에서 4타점을 기록했다. 첫 날 3타점에 이어 둘째날도 타점을 수확했다. 타율은 3할7푼5리지만 득점권에서는 7할5푼(4타수 3안타)으로 물 만난 고기였다.
전체 8타수 중 4번이 득점권 상황이었다. 어쩌면 부담이 될 수도 있는 여건. 하지만 김민성은 오히려 이를 즐긴다고 했다. 김민성은 득점권 상황이 자주 찾아오는 것에 대해 “고마운 일이다. 다른 타자들은 그런 기회가 없어서 못 치기도 하지 않나”라고 웃었다. 이런 상황을 즐길 수 있느냐, 아니면 더 움츠려드느냐는 성적과 직결되기 마련인데 김민성은 전자의 경우다.  ‘타점 생산’의 두 가지 전제 조건을 모두 가지고 있는 셈이다.
김민성은 지난해 128경기 전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2리, 15홈런, 72타점을 기록했다. 생애 최고의 시즌이었다. 특히 타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다. 생애 한 시즌 최다 타점이 37타점(2009년)이었던 김민성은 지난해 배에 가까운 72타점을 쓸어 담으며 넥센 타선의 화약고로 자리했다. 장타율도 급격하게 좋아졌다. 체중을 불리며 파워 향상에 힘쓴 덕이었다. 김민성은 “데뷔 때에 비해 13㎏이 늘었다”라고 말했다. 살이 찐 것이 아닌, 근육량이 증가했다.
김민성이 계속 이런 활약을 벌일 수 있다면 넥센 중심타선은 상대 마운드로서는 ‘지옥’이 될 수 있다. 가뜩이나 박병호 강정호의 장타력이 겁나는 마당에 김민성까지 터진다면 득점 생산력이 극대화될 수 있어서다. 그런 기회를 즐기는 김민성이기에 그 가능성은 매우 높다. 김민성의 타점 행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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