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첼로 리피(66)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감독의 안하무인은 여전했다.
리피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4차전을 앞두고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무단 불참했다. 지난해 3월 전북 현대와 조빌리그 전에도 공식 기자회견에 무단 불참했던 리피 감독은 2년 연속 공식 기자회견 무단 불참이라는 오명을 갖게 됐다.
리피의 명성과 전혀 반대의 태도다. 리피는 이탈리아 명문 클럽과 이탈리아 대표팀을 지휘하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와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모두 우승한 최초의 감독이다. 그러나 정해진 규정을 위반하는 것도 세계 최고였다.

AFC는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 감독과 선수가 참석해 소감을 밝히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리피 감독은 피곤함을 호소하며 불참 소식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광저우는 광저우 공항 사정으로 지난달 31일 저녁 늦게 한국에 도착해 1일 전주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광저우 측은 리피 감독이 노령인 탓에 긴 시간의 이동에 힘들어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피곤함을 호소하는 리피 감독의 진정성은 의심받고 있다. 지난해에도 전북전에 앞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열이 심하게 났다. 호텔에서 약을 먹고 안정을 취한 뒤 열이 내리고 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다"며 "30년 만에 많이 아팠다. 평소에는 건강하지만 갑자기 아파서 어쩔 수가 없었다"며 공식 기자회견에 무단 불참했다. 그러나 이후에 열린 공식 훈련에는 참석해 아프다는 해명이 의심을 샀다.
리피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 무단 불참은 미리 감지됐다. 광저우는 오후 5시 30분으로 예정된 공식 훈련에 맞춰 오후 5시에 공식 기자회견을 갖자고 요청했다. 그러나 전북 측에서 개최 시간을 정할 권한이 있는 만큼 전북은 거절을 했다. 지난해에도 이와 같은 수순을 거쳐 리피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았다. 공식 기자회견과 공식 훈련 사이의 텀이 적지 않은 만큼 숙소와 훈련장을 두 차례 오가는 것을 리피 감독이 귀찮아 한 탓에 거절했다는 의견이 중론이다.
한편 공식 기자회견에 불참한 리피 감독은 AFC로부터 징계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리피 감독은 지난해 무단 불참 사건 당시에도 1000 달러(약 106만 원)의 벌금 징계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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