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19금 영화다. 파격적인 소재, 그리고 무려 49살의 나이 차이를 보이는 배우 강신성일과의 호흡으로 세간을 들썩이게 한 영화 '야관문:욕망의 꽃' 이후 이번엔 '청춘학당:풍기문란 보쌈야사(이하 '청춘학당')'이다.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영화에 연속으로 출연한다는 것은 여배우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는 일일 터. 자칫하면 이미지가 19금으로 굳어질 수 있다는 점도 그렇고 여배우에게 쏠리는 대중의 시선도 그리 호감의 시선은 아니니 배우로서는 힘든 선택이었을 것이 분명했다. 실제로 배슬기가 '청춘학당'에 출연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몇몇 네티즌은 '또다시 벗는다'며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도 하다.
배슬기 본인도 이를 알고 있었다. 하지만 씩씩했다. 그만큼 자신의 선택과 소신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모두의 마음이 내 마음과 같을 순 없다는 것을 잘 안다. 그저 응원해주시는 분들 덕분에 힘을 얻는다"라며 밝게 웃어 보였다. 속상하지 않다고 다시 한번 웃어 보이는 그에게서 '당차다'는 느낌이 풍겨온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


"모두의 마음이 제 마음 같을 순 없는 거잖아요(웃음). 하지만 좋은 쪽으로 생각해 주시는 분들도 많고 제가 두 작품만 해왔던 것도 아니고 영화제에 출품된 작품들도 해왔었기 때문에 저를 '열심히 하는 친구구나'라고 생각해주시는 분들도 계시거든요. 덕분에 힘을 얻어요. 속상하지 않아요(웃음)."
말은 이렇게 해도 마음 깊은 한구석에 자리 잡은 서운함은 어쩔 수 없었나 보다. 19금 이미지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배슬기는 "19금 영화라고 꼭 야하다는 편견이 있는데 사라졌으면 좋겠어요"라고 외치는 걸 보니 말이다.
"19금 영화라고 해서 야한 것만 있다는 편견이 있는데 그게 사라졌으면 좋겠어요. 잔인해서 19금 일 수도 있고 스토리 자체가 파격적일 수도 있는 거잖아요. 사실 제 전작인 '야관문'도 홍보가 그렇게 돼서 그렇지 내용 자체가 세요. 캐릭터의 직업 자체가 세기 때문에 19금 판정을 받은 거거든요. 질이 좋은 영화인데 19금일 수밖에 없는 소재라면 좋게 봐주실 순 없을까요(웃음)."
또 다시 그에게 19금 영화 제의가 들어온다면, 배슬기는 어떤 선택을 할까. 작품만 좋다면 괜찮단다. 그리고 애초부터 작품을 볼 때 등급을 보고 고르지도 않았다고 했다. 역할의 경중도 상관없단다. "오, 정말요?"라고 감탄하며 놀라니 고개를 끄덕이며 전혀 상관하지 않는다고 했다. 어느덧 데뷔 10년을 바라보고 있는 배우가 주연만을 탐낼 법도 한데 그렇지 않는다니 놀라울 따름이었다.

"사실 등급에 관해선 크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걸로 시나리오를 보진 않거든요.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작품의 분위기에 대해선 느껴지는 게 있죠. 그걸로 인해서 작품이 꺼려진다거나 그렇진 않아요. 작품의 사이즈도 상관이 없고 역할의 크기도 상관이 없아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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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