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새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 제작발표회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역시나 ‘막장’이었다. 주인공 중 한 명인 배우 오창석은 ‘막장드라마’의 신기원을 밝혔던 MBC 일일드라마 ‘오로라 공주’의 남자 주인공이었다. 거기에 연출자는 '메이퀸', '욕망의 불꽃', '보석비빔밥' 등의 메가폰을 잡았던 백호민 PD, 작가는 '가족의 탄생', '다섯손가락' 등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다.
백호빈 PD는 1일 오후 서울시 중구 장충동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에서 열린 MBC 새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 제작발표회에서 막장 요소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극적 장치를 위해 아이가 없어지는 등 막장 요소가 있는데 (극중에서 아이를) 금방 찾을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막장 설정이) 중심이 아니다. 시놉시스에도 나와 있지만, 아이를 찾는다. 20년 만에 돌아온 아이와 가족이 돼 가는 과정을 그리는 작품이다. 이산가족이 다시 모이면 만나서 붙잡고 울고, 불고 하지만 같이 살다보면 사이도 안 좋아지고 그런다더라. 그런 것(갈등)에 초점을 맞췄다”며 가족의 화합을 그리는 것이 이 작품의 초점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왔다! 장보리’에 대한 ‘막장’ 의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두 여자 주인공의 가족이 바뀐다는 설정부터 악녀의 등장 등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는 물론이고, 흔히 볼 수 있는 통속극의 평범한 설정들이 눈에 띈다. 한복이란 색다른 소재를 가져오긴 했지만, 지금까지 주말드라마들의 특성 상 독특한 전개보다는 흔히 막장 드라마가 사용하는 극단적인 전개가 펼쳐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막장' 꼬리표는 드라마에만 달린 게 아니다. 오창석은 전작 '오로라 공주'의 강한 카리스마로 인해 여러 차례 질문을 받아야했다. 그는 '오로라 공주'의 트라우마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나는 지금 일을 하고 있는 연기자로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은 작품을 선택하고 고르고, 캐릭터를 선택하고 이런 단계보다는 내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맡아보고 경험해 볼 시기라 생각한다"라며 "일거리를 주시는 감독님과 작가님 계실 때 그게 얼마나 감사한 건지 알고 있다", "내가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더불어 오창석은 '오로라 공주'와 '왔다! 장보리'의 캐릭터를 비교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황마마 캐릭터는 주위 환경에 의해 좌지우지 됐고, 그 친구의 결단보다 주위 결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캐릭터다. 이번에 내가 맡은 이재희 캐릭터는 내 주장을 조금 더 많이 표현하게 될 것 같다. 내 생각이나 감정을 직설적으로 표현할 거 같아 시원시원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답하며 달라진 캐릭터에 대해 만족감을 표했다.
그러나 '막장'이란 꼬리표가 작품에 실이 되는 것만은 아니다. 오창석이 "드라마 마다 역할이 다른 것 같다"라고 말했듯 각 다른 시간대의 드라마 마다 다른 연령의 시청자들이 타겟이 되며, 과도한 설정 가운데서도 그처럼 각기 다른 시청자들이 공감대를 찾을 수 있다면 시청률 뿐 아니라 나름의 메시지를 전하며 호평을 받을 수 있다.
오창석 역시 '오로라 공주'를 통해 화제를 모았던 만큼 이번에는 다른 역할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막장'이란 꼬리표가 꼭 실이 된 것만은 아닌 것.
더불어 타이틀 롤을 맡은 오연서의 캐릭터가 이번 드라마의 성패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오연서는 극 중 천방지축 순수녀 장보리 역을 맡아 이미지 변신 뿐 아니라 전라도 사투리에도 도전해 눈길을 끌었다. 실제 하이라이트 영상을 통해 공개된 장보리의 모습은 오연서 특유의 발랄함에서 털털하고 거친 매력이 더해진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뿐만 아니라 김지훈이 맡은 남자 주인공 이동후(한진희 분) 회장의 큰아들이자 검사인 이재화 역시 약삭빠르고 허세가 있는 코미디 캐릭터다.
그 때문인지 오연서는 이번 작품의 강점에 대해 "밝음이라 생각한다. 에너지도 많이 받으실 거 같고 일하시다 보면 쉬고 싶으실 때가 있을텐데 우리 드라마는 그런 때 편안하게 보실 수 있고 웃을 수 있는 소재가 많은 것 같다. 초반엔 이래저래 긴장감 있게 펼쳐지기도 하지만 (감독님이) 우리(성인배역들)로 넘어 오면 웃기고 코믹한 장면에 중점을 두시겠다고 했다. 웃고 즐길 수 있는 드라마가 될 것이다"라고 자부했다.
'왔다! 장보리'는 비슷해 보이는 설정을 통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어낼 수 있을까. 배우들과 연출자의 몫이 커 보인다.
한편 '왔다! 장보리'는 신분이 바뀐 두 여자와 그들의 어머니 이야기를 그리는 작품이다. '메이퀸', '욕망의 불꽃', '보석비빔밥' 등을 연출했던 백호민 PD와 '가족의 탄생', '다섯손가락' 등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가 호흡을 맞추며 5일 첫 방송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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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