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카, ‘구로다 우산’ 속에서 맹활약 예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4.04.01 18: 28

먼 이국에서 생활을 하다보면 언어가 통하는 말동무 하나가 큰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경우가 있다. 자신의 생활을 돕는 ‘멘토’의 가치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 올해 메이저리그(MLB) 첫 시즌을 준비하고 있는 다나카 마사히로(26, 뉴욕 양키스)에게도 그런 멘토가 있다. 바로 대선배 구로다 히로키(39)다.
7년 1억5500만 달러라는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며 양키스의 유니폼을 입은 다나카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선보이며 연착륙을 기대케하고 있다. 시범경기 5경기(선발 3경기)에서 2승 평균자책점 2.14로 좋은 성적을 냈다. 21이닝을 던지는 동안 무려 26개의 탈삼진을 잡았고 피안타율은 1할9푼에 불과했다.
시범경기 성적이기는 하지만 다나카로서는 의미가 큰 기간이었다. 다나카는 스프링캠프 초기까지만 해도 미국식 문화가 낯설어 애를 먹는 장면이 많이 노출됐다. 현지 언론의 의구심이 아예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 현 시점에서 적응의 문제를 지적하는 시선은 거의 없다. 그만큼 미국 생활, 그리고 메이저리그의 야구 문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그리고 그 부분에는 구로다의 조언이 결정적이었다는 것이 미 언론의 평가다.

도 이런 점을 집중조명했다. 는 “그가 나에게 준 도움을 말로 설명하기가 어려울 정도다. 구로다는 시즌 내내 나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한 다나카의 말을 빌려 구로다의 헌신과 동료에 대한 배려를 치켜세웠다. 는 “다나카에 대한 구로다의 영향력은 단순히 마운드 위에서의 피칭에 국한되지 않는다”라면서 “새로운 언어, 새로운 풍습, 새로운 팀메이트, 일상 생활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극찬했다.
다나카로서는 든든한 원군인 셈이다. 평소 구로다에 대한 존경심을 감추지 않았던 다나카는 대선배로부터 생생한 ‘생존의 비법’을 듣고 있다. 눈빛이 반짝이는 것은 당연하다. 구로다는 지난 2008년 LA 다저스에서 MLB에 데뷔, 지난해까지 통산 180경기(선발 179경기)에서 68승70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한 에이스급 투수다. 하지만 그 스스로도 일본을 떠나 미국에 도착했을 때 곤란한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다나카는 그런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선배의 바람이 조언 하나하나에 묻어있다.
구로다도 배움에 대한 다나카의 노력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구로다는 “누군가 나에게 조언을 구한다면 기꺼이 해줄 것”이라고 겸손해하면서 “다나카가 아직 영어를 제대로 구사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런 환경에서 매우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는 양키스에서 경쟁할 수 있는 선수이며 새 환경에도 차차 적응해 갈 것”이라고 후배 띄우기에 나섰다. 의기투합한 두 일본인 투수가 양키스의 명예 회복을 이끌 수 있을까. 구로다는 오는 3일 휴스턴전 선발 출격이 예고됐고 다나카는 5일 토론토전 선발 등판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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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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