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구 역투' 한신 후지나미, '소년 가장'이 되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4.04.01 21: 13

한신 타이거스의 2년차 괴물 우완 후지나미 신타로(20)가 시즌 첫 등판에서 외로운 싸움을 벌였다.
후지나미는 1일 일본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2014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 드래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⅔이닝 9피안타 6탈삼진 3사사구 6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53km였으며 직구에 포크볼, 컷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등을 간간이 섞어 던졌다. 팀은 이날 3안타를 뽑는 데 그치며 0-10으로 패했다.
지난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한신에 입단한 후지나미는 첫 해부터 10승6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하며 팀에서 3번째로 많은 승수를 올렸다. 한신에서 고졸 신인 투수가 입단 첫 해 두자릿수 승리를 기록한 것은 1967년 에나쓰 유타카 이후 46년 만에 있는 일이었다.

많은 기대 속에 홈 개막전 선발로 등판한 후지나미는 1회 탈삼진 2개를 섞어 삼자 범퇴를 기록했다. 2회에는 2사 후 와다에게 좌전안타를 맞았으나 후속타 없이 이닝을 마쳤다. 3회와 4회도 각각 안타 한 개씩만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는 상대 투수 야마이의 맞불 호투 속에 0-0 투수전으로 진행됐다.
첫 번째 위기는 6회 찾아왔다. 후지나미는 1사 후 오시마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어 아라키에게 볼넷을 내준 후지나미는 루나, 히라타에게 연속 적시타를 맞고 실점했다. 후지나미는 이어진 1사 1,3루 위기에서 두 타자를 범타로 막고 대량 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위기를 넘긴 후지나미는 0-2로 뒤진 6회말 직접 반격의 물꼬를 텄다. 후지나미는 1사 후 야마이를 상대로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그러나 후속 타자들이 침묵하면서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후지나미는 7회까지 104개의 공을 던졌으나 8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한신에서 그보다 더 믿을 만한 불펜을 찾기 힘들기 때문. 힘이 떨어진 후지나미는 8회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준 뒤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추가 실점했다. 후지나미는 와다에게도 좌전 적시타를 허용하며 130개를 채우고서야 교체됐다. 올라온 후속 투수가 승계주자를 모두 불러들였다.
선발이 130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타선이 3안타에 그쳤다는 것은 그만큼 한신의 타선이 부진에 빠져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나마 1안타는 후지나미가 직접 친 안타였다. 4실점하도록 투수를 바꾸지 못했고 불펜은 승계주자를 모두 들여보냈다. 한신의 마운드 걱정까지 배어 있는 '소년 가장' 후지나미의 등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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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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