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리거' 황석호에게 일격을 당한 FC서울이 하파엘의 극적 동점골로 산프레체 히로시마(일본)과 무승부를 기록했다.
서울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F조 4차전 히로시마와 경기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로 1승 2무 1패(승점 5)가 된 서울은 베이징 궈안(중국), 히로시마(승점 5)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이날 서울은 최용수 감독이 예고한대로 신인 심상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대전에서 이적한 이웅희도 이날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려 김주영, 차두리와 함께 포백을 구성했다. 오스마르와 강승조가 중원을 맡고 윤일록 에스쿠데로 고요한이 2선을, 최전방에는 김현성이 섰다. 골키퍼 장갑은 서울의 주전 수문장 김용대가 꼈다.

1차전서 히로시마의 스리백에 스리백으로 정면도전한 서울은 1-2 패배를 당하며 원정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원정은 언제나 어려웠다, 홈에서 이겨야한다"고 강조한 최 감독이 포백을 꺼내든 이유기도 하다. 그러나 서울의 포백은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선수들의 움직임은 전체적으로 둔했고 공격도 아쉬움이 남았다.
전반전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전반 14분 심상민이 이시하라 나오키의 우측 돌파에 이은 크로스를 막지 못하며 아찔한 실점 위기를 맞은 서울은 결국 5분 후인 전반 19분 히로시마에 선제골을 내주고 말았다.
프리킥 상황에서 다카기 요지로가 이어준 크로스를 시오타니 츠카사가 문전으로 연결했다. 안쪽에서 서울 수비수들과 경합하던 노츠다 가쿠토와 이시하라가 공을 주고 받았고, 이시하라가 뒤로 밀어준 공을 노쓰다가 오른발 슈팅으로 골로 연결했다.
선제골을 넣은 히로시마는 이시하라-시오타니-노츠다를 앞세워 계속해서 골을 노렸다. 빠른 역습에 서울의 뒷공간은 쉽게 열렸고, 가슴 철렁한 위기의 순간이 연달아 찾아왔다. 실점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서울도 전반 22분 코너킥 상황에서 득점 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강승조의 크로스를 머리로 받은 윤일록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벗어나며 동점골이 무산됐고, 전반 44분 프리킥 상황에서 오스마르의 왼발 발리슈팅도 상대 골키퍼가 쳐내 결국 0-1로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후반전은 사뭇 다른 양상으로 흘렀다. 서울은 후반 시작과 함께 에스쿠데로 대신 하파엘을 투입해 공격에 박차를 가했다. 전반전과 달리 빠른 역습으로 히로시마의 박스 안을 휘저은 서울은 후반 7분 고요한의 패스를 받은 윤일록이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1-1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계속될 것 같던 서울의 공세가 주춤한 사이, 히로시마가 추가골을 성공시키며 다시 앞서갔다. 아이러니컬하게도 추가골의 주인공은 황석호(25)였다. 후반 19분 마루타니 다쿠야와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황석호는 6분 후인 후반 25분 오른쪽 측면에서 돌파한 미하엘 미키치가 심상민을 따돌리고 이어준 패스를 받아 골대 정문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터뜨렸다.
부지불식간에 터진 황석호의 골에 히로시마 원정 서포터석은 황석호의 이름을 외치는 환호로 가득했다. 반면 서울은 불의의 일격으로 리드를 빼앗기며 망연자실했다. 홈에서 1-2로 끌려가게 된 서울은 후반 30분 이상협을 투입, 끈질기게 히로시마의 골대를 노렸으나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서울의 불운은 마지막까지 계속됐다. 후반 41분 히로시마 수비수 미즈모토 히로키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반칙을 범해 퇴장당하며 서울에 페널티킥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키커로 나선 오스마르가 날린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가로막혀 골로 이어지지 않았고 서울의 마지막 기회가 무산되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다시 한 번 페널티킥 기회가 찾아왔고, 키커로 나선 하파엘은 침착하게 골을 터뜨리며 극적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동점골로 2-2 균형을 맞춘 서울은 승자승에서 밀려 F조 최하위가 됐으나 패배를 무승부로 바꾸며 승점 차이를 줄일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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