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만루홈런 부른 두산 벤치의 실수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4.04.01 21: 52

이적생 윤석민(29)의 만루홈런에 넥센 히어로즈는 귀중한 1승을 보탰고, 두산 베어스는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윤석민은 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팀의 3번타자로 나서 6회말 역전 만루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5타점으로 1경기 개인 최다 타점을 올리며 맹활약했다. 윤석민의 맹타 속에 팀도 9-3으로 재역전승해 2승 1패가 됐다.
결과는 윤석민의 만루홈런에 의한 넥센의 재역전승이었지만, 윤석민의 만루홈런을 부른 것은 두산 벤치의 패착이었다. 두산은 3-2로 앞서던 6회말 2사 2루에 등판해 폭투 1개 포함 8개 연속 볼을 던지는 등 첫 3명의 타자를 상대로 2개의 스트레이트 볼넷과 몸에 맞는 볼(밀어내기)을 허용한 홍상삼을 그대로 마운드에 남겨뒀다.

말 그대로 남겨뒀다. 흔들리고 있는 홍상삼을 교체하지 않았고, 안정을 되찾을 수 있게 투수코치나 감독이 올라가 조언하는 모습도 볼 수 없었다. 양의지가 잠시 마운드에 올라가기는 했지만, 포수의 방문만으로 안정을 찾을 것이라 기대하기엔 홍상삼이 너무도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결국 윤석민을 상대한 결과는 만루홈런 허용으로 이어졌다. 홍상삼은 이택근 타석부터 조금씩 스트라이크를 던지기 시작하기는 했지만, 스트라이크존에 공을 넣을 수 있다는 것만 보고 자기 모습을 되찾은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었다. 볼카운트 1B-1S에서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높은 공은 윤석민의 방망이에 실려 가운데 펜스를 넘기는 역전 만루홈런이 됐다.
이미 투구수 100개가 되기는 했지만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QS)를 앞두고 있던 유희관이 한 타자만 더 막게 하는 상황을 가정하는 것은 현 시점에서 무의미하다. 그러나 홍상삼을 등판시킨 뒤 두산 벤치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것은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었다. 나쁜 흐름을 끊으려는 벤치의 적극적인 시도가 적어도 한 번은 있어야 했다.
이적 후 친정팀 두산을 처음 상대한 윤석민의 홈런은 다른 선수의 홈런보다 더 드라마틱한 장면을 연출했다. 그리고 그 홈런은 상황에 따른 합리적인 선택을 하지 못한 두산 벤치의 몰락과 더욱 극명하게 대비되는 그림이 됐다. 윤석민을 보낸 것도, 윤석민이 친정팀을 상대로 홈런을 칠 수 있게 한 것도 모두 두산이 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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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동=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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