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투구 밸런스가 돌아오지 않았다.
LG 우완 에이스투수 류제국이 1일 SK와의 잠실구장 홈 개막전에서 사사구 7개로 부진, 4⅓이닝 6실점(1자책)으로 무너졌다. 류제국은 1회부터 SK에 5점을 내줬고 3회에도 추가 실점, 시범경기 난조를 끊지 못했다.
기대 반 우려 반 속에서 시즌 첫 선발 등판한 류제국은 경기 내내 제구력이 불안했다. 1회 연속 몸에 맞는 볼로 위기를 자초했고, 내야진의 에러까지 겹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존 높은 곳에 몰리며 3연속 좌전안타, 그대로 SK에 흐름을 내줬다.

2회 패스트볼이 스트라이크 존 낮은 곳에 꽂히며 삼자범퇴, 밸런스를 회복한 듯했다. 하지만 3회 또다시 연속 볼넷으로 시작했고, 허무하게 추가 실점했다. 결국 류제국은 5회에 볼넷과 몸에 맞는 볼을 범한 채 5회를 넘기지 못하고 마운드서 내려갔다.
지난 시즌 류제국은 SK전 필승카드였다. SK와 5번 맞붙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1.86으로 SK 킬러가 됐다. LG 김기태 감독 또한 스프링캠프에 앞서 류제국을 이날 선발 등판시키기로 정했다. 작년에는 스프링캠프를 제대로 소화하지 못한 채 팀에 합류했으나, 올해는 제대로 스프링캠프를 치렀다. 그만큼 더 나은 활약을 펼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류제국은 시범경기서 평균자책점 9점대로 흔들렸고, 2달여 전부터 준비했던 홈 개막전서도 제구난조로 자멸했다. 패스트볼 위주의 적극적인 투구 패턴으로 빠르게 아웃카운트를 잡아가려했지만, 가장 중요한 제구가 되지 않았다. 결국 LG는 류제국 뒤에 나온 투수들이 사사구 3개를 더하며 사사구 10개를 기록, 8-13으로 패했다.
물론 이제 겨우 첫 등판이기 때문에 류제국의 올 시즌을 속단할 수는 없다. 지난 시즌에도 류제국은 경기 초반에 가장 밸런스가 안 좋았고, 이를 극복하면 경기 중반까지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끌고 갔었다. 류제국은 오는 8일 사직 롯데전에 등판할 예정. 두 번째 선발 등판 또한 경기 초반 투구 밸런스에 따라 성패가 갈릴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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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