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인지업 53%’ 이재학, 커브 없어도 된다
OSEN 이우찬 기자
발행 2014.04.02 06: 25

KIA 타자들은 이재학(24, NC)의 체인지업을 알고도 못 쳤다. 사실상 직구와 체인지업 두 개 구종이었지만 안타를 만들어내기가 힘들었다. 스프링캠프에서 연마했던 커브가 필요 없어 보인다. 그만큼 위력적이다.
이재학은 1일 광주 KIA전에서 시즌 첫 등판했다. 7회까지 21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데 99개의 공을 뿌렸다. 직구(41개)와 슬라이더(6개), 체인지업(52개)을 던졌다. 사실상 직구와 체인지업만 던진 것. 투피치 투수임에도 7회까지 단 3개의 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꽁꽁 묶었다. 삼진도 9개나 잡아냈다.
KIA 타자뿐만 아니라 이재학을 상대하는 타자들은 직구와 체인지업 두 개만 머릿속에 갖고 타석에 들어가면 된다. 하지만 쉽지 않다는 게 문제. 직구와 체인지업을 던지는 이재학의 투구 폼은 같다. 두 개 구종이지만 타자로서는 헷갈린다. 이날 이재학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1km. 체인지업 최고 구속은 128km. 10km 이상 차이나는 것. 홈 플레이트 근처에서 꿈틀대며 떨어지는 체인지업의 위력은 배가 된다.

지난 시즌 체인지업으로 신인왕까지 거머쥔 이재학은 올 시즌 단조로운 구종에 변화를 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래서 꺼내든 카드가 커브. 지난 1월 스프링캠프에서 만났던 이재학은 “커브를 가장 열심히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존 직구와 체인지업에 커브까지 던진다면 타자로서는 더욱 헷갈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날 이재학은 커브를 던지지 않았다. 투피치에 슬라이더만 곁들였지만 충분히 타자를 이길 수 있었다. 이재학의 올 시즌 주무기는 역시 체인지업. 누구나 알지만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시즌 첫 등판에서 7이닝 3피안타 3사사구(2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한 이재학은 올해 더 강해질까. 커브가 없어도 될 듯하다. 체인지업이 너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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