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 개인연봉 공개, 우려의 목소리 여전히 높은 이유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4.04.02 07: 43

2013시즌 처음으로 K리그 연봉공개를 실시한 한국프로축구연맹(이하 연맹)이 단절된 소통 속에 두 번째 스텝인 개인연봉 공개를 추진하고 있다.
연맹은 1일 OSEN과 전화 통화에서 "프로야구나 농구처럼 올해 K리그 클래식과 챌린지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개인연봉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연맹은 지난해 4월 외국인 선수를 제외한 2013년 K리그 20개 구단(클래식 14구단, 챌린지 6구단. 군팀 상주상무 및 경찰축구단 제외) 등록선수 641명(클래식 467명, 챌린지 174명. 외국인 제외)의 기본급과 각종 수당(승리수당, 출전수당, 성과급 등 기타수당. 이상 추정치)을 더한 1인당 평균 연봉을 공개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지난 시즌과 달리 보다 세밀한 연봉 공개가 이뤄질 예정이라 각 구단이 연맹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개인연봉 공개가 이번 연봉 공개의 핵심이자 논란의 중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맹은 "각 구단의 상위 5명 정도의 선수 연봉을 공개할 계획"이라며 "지난해 제외됐던 외국인 선수의 연봉도 공개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공개 범위를 놓고 저울질을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이달 중순께 발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개인연봉 공개가 불러올 파장은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 지난 시즌 연봉이 공개되면서 K리그 구단 대부분은 예산 감축의 피바람이 불었다. K리그를 통틀어 내로라하는 빅클럽인 수원이나 전북은 물론 시민구단까지 허리띠를 졸라맸다. 구단의 예산이 감축된 이유를 모두 연봉 공개 때문으로 돌릴 수야 없다. 하지만 원인이든 명분이든, 연봉 공개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을 부정할 이는 없을 것이다.
때문에 개인연봉 공개를 두고도 우려섞인 시각이 크다. 연맹이 구단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개인연봉을 포함한 연봉 공개를 밀어붙이는 이유는 K리그의 혁신을 위해서다. 기업과 구단 간의 재정 문제를 해소하고 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하겠다는 건전하고 이상적인 이유다. 그러나 그만큼 감수해야하는 위험요소도 많다. 과도기에는 필연적으로 시행착오가 함께하는 것처럼, 맑고 투명한 축구단 운영을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잡음이 대가처럼 따른다.
근시안적이라는 비판을 받을 지언정, 팀을 꾸려가는 구단 입장에서는 연봉 공개가 버거울 수밖에 없다. 당장 팀의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이 미치기 때문이다. 고액 연봉 대상자로 알려진 선수는 쉬쉬하는 사이에 다른 팀으로 팔려가거나 골칫덩이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외국인 선수 영입이 얽히면 문제는 더 골치아파진다. 실력있는 선수를 적당한 가격에 사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스타 선수들은 K리그의 기준 몸값 그 이상을 부르는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된다.
개인연봉 공개 소식을 들은 한 구단 관계자는 "연맹 측이 구단과 더 소통하고 진행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인연봉 공개 추진이라는 중요한 사안이 일방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답답한 마음을 전했다. 지키기 위해서는 힘이 있어야하고, 힘은 곧 돈이다. 충분한 자본규모와 성숙한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상을 추구하는 연봉 공개의 무리한 시행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전히 높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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