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즌, 심장이 '쫄깃'해지는 재미를 선물했던 서울극장이 재개봉했다.
서울은 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조별리그 F조 4차전 히로시마와 경기서 2-2 무승부를 거뒀다. 이날 무승로 1승 2무 1패(승점 5)가 된 서울은 베이징 궈안(중국), 히로시마(승점 5)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시작부터 불안했다. 전반 19분 노츠다 가쿠토에게 선제골을 내준 서울은 전반 내내 0-1로 끌려갔다. 전반 막바지들어 공격이 날카로워지며 조금씩 역습에 나섰지만 전반 44분 프리킥 상황에서 오스마르의 왼발 발리슈팅도 상대 골키퍼가 쳐내 득점은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전은 분위기가 서울 쪽으로 넘어오는 듯 했다. 7분 윤일록의 동점골이 터졌을 때만 해도 서울의 상승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히로시마가 후반 19분 꺼내든 황석호 교체카드가 서울에 일격을 가했다. 교체투입 후 6분 만에 추가골을 뽑아낸 황석호의 모습을 보며 서울은 망연자실했다.
이후 끈질기게 히로시마의 골문을 열기 위해 노력하던 서울은 후반 41분 히로시마 수비수 미즈모토 히로키가 페널티 박스 안쪽에서 반칙을 범해 퇴장당하며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페널티킥 키커로 나선 오스마르가 다시 한 번 실축의 악몽에 사로잡히며 경기는 그대로 서울의 패배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시간, 다시 한 번 히로시마의 반칙으로 후반 추가시간 페널티킥이 주어졌고, 하파엘이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며 극적인 2-2 무승부를 일궈냈다.
보는 이들에게는 한없이 짜릿하지만, 승패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선수들과 사령탑에게는 한없이 가혹한 것이 바로 극적 승부다. 그리고 서울은 지난 시즌, 바로 이 극적 승부를 참 많이도 겪었다. 오죽하면 '서울극장'이라는 말이 생겨났고, 서울과 '서울극장'이 떼려야 뗄 수 없는 연관어가 되며 ACL 결승 2차전을 종로 3가에 위치한 서울극장에서 단체관람하는 행사를 추진했을 정도다.
마지막 순간까지 희망을 버릴 수 없는 이 '서울극장'이 이날 경기서 다시 개봉했다. 지난 시즌 서울과 최용수 감독의 간담을 졸이게 했던 서울극장의 재개봉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극적 승부를 연출한 서울극장이 앞으로 또다시 개봉될 것인지 여러 가지 예상이 가능하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주축 선수들의 공백을 메우고 험난한 일정을 헤쳐가야하는 최 감독에게 있어 이날의 서울극장은 예전만큼 가혹하고 심장떨리기보다는 차라리 반가웠으리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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