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파워 인터뷰] 이대호, "붙박이 4번? 항상 긴장해야 한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4.04.02 06: 25

"확실히 강하다".
'빅보이' 이대호(소프트뱅크)에게 중심 타선의 위력을 묻자 이렇게 말했다. 지난해 마땅한 4번 타자가 없어 고전을 면치 못했던 소프트뱅크는 이대호를 영입한 뒤 우치카와 세이치-이대호-하세가와 유야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의 중심 타선을 구축하게 됐다.
그 위력은 가히 대단했다. 소프트뱅크 중심 타선은 지바 롯데 마린스와의 개막 3연전에서 불을 뿜었다. 3번 우치카와는 타율 6할6푼7리(12타수 8안타) 2홈런 5타점 7득점 맹타를 뽐냈다. 12년 만에 개막 3연전 모두 패한 이토 쓰토무 지바 롯데 감독은 "우치카와 한 명에게 당했다"고 진한 아쉬움을 내비쳤다.

4번 이대호는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달성하는 등 타율 5할8푼3리(12타수 7안타) 2타점 1득점으로 개막 3연전 싹쓸이에 앞장섰다. 5번 하세가와 또한 타율 5할4푼5리(11타수 6안타) 5타점 2득점으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롯데 시절 홍대갈 트리오가 연상될 정도다. 이대호는 "3번 우치카와와 5번 하세가와 모두 장타 생산 능력과 배트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라며 "내가 중간에서 잘 연결해준다면 점수도 많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4번 중책을 맡은 이대호는 "앞뒤에 뛰어난 타자가 있으니 나도 도움을 많이 받겠지만 팀 승리를 위해 도움을 줘야 한다"면서 "타선이 좋고 찬스가 많다는 건 내게 플러스 요인이다. 내가 더 좋은 활약을 펼치며 팀이 이기는데 도움이 돼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홈런보다 타점 생산에 비중을 두는 건 변함없다. 팀 승리를 위한 강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이대호는 "홈런을 많이 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내가 많이 치고 싶다고 홈런이 나오는 게 아니다. 많이 쳐봤자 30~40개 정도"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작년에 제대로 쳐도 24개에 불과했다. 홈런 몇 개 더 치려고 풀스윙을 하거나 스윙이 커진다면 내가 손해보는 게 훨씬 더 많다. 욕심을 버려야 한다. 홈런 욕심을 버리면 타율 타점 안타 모두 늘어난다"고 덧붙였다.
시범경기에서의 활약은 미비했다.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었다. "팀은 계속 이기고 동료 타자들도 모두 잘 하는데 나만 못쳤다. 이적 첫해 뭔가 보여주고 싶은데 내가 잘 해서 이기는 경우가 없으니 늘 미안했다". 이대호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이렇게 말했다.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과 같은 오 사다하루 소프트뱅크 구단 회장과 아키야마 고지 소프트뱅크 감독은 이대호가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도록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계속 믿어주셨고 타격감이 좋지 않을때도 부담없이 하라고 말씀하셨다. 믿어주시니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대호는 정규 시즌 개막전부터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달성하는 등 고감도 타격감을 과시 중이다. 항상 그렇듯이 그는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개막전 때 4번 타자로 시작했지만 끝날때까지 4번 자리를 지킬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없다"는 게 이대호의 말이다. 그는 "더 좋은 타자가 있다면 5번 또는 6번으로 갈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항상 긴장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대호는 2001년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우승의 기쁨을 맛보지 못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때 금메달을 획득한 게 전부. 투타 조화를 갖춘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갈아 입은 그는 올해 만큼은 우승의 한을 풀 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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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오카=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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