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찮아서...
마르첼로 리피(66)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 감독이 전주 원정에서 2년 연속 공식기자회견 무단불참이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공식기자회견은 아시아축구연맹(AFC)이 AFC 챔피언스리그 경기 전날 가지도록 규정으로 명시한 사항이다. 하지만 리피 감독은 공식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리피 감독은 광저우 구단의 직원을 통해 경기장과 숙소를 오갈 수 없을 정도로 피곤하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광저우는 지난 1일 열린 공식기자회견에 하루 앞서서 늦은 저녁에 한국에 도착해 1일 오후 1시경에 군산에 위치한 숙소에 들어갔다.

하지만 리피 감독의 사유인 '피곤함'은 진정성을 의심 받고 있다. 공식기자회견의 무단불참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광저우는 지난해 3월에 전주에서 열린 공식기자회견에서도 노령과 "30년만에 많이 아팠다"면서 무단불참한 바 있다. 그럼에도 공식훈련에는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나 선수들의 훈련을 봤다. 1일에도 공식기자회견 3시간 뒤에 진행된 공식훈련에 리피 감독은 건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리피 감독의 공식기자회견 무단불참 사유는 피곤함보다는 귀찮음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30~40분이 걸리는 군산 숙소와 전주월드컵경기장을 두 차례 오고가는 것이 귀찮다는 것이다. 중국 기자들 또한 리피 감독이 피곤함을 핑계로 공식기자회견에 불참하자 "자주 그런다"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리피 감독이 진정 자신이 피곤했더라면, 수석 코치와 선수를 공식기자회견에 보냈어야 했다.
물론 AFC는 공식기자회견에 무단불참한 리피 감독에게 징계를 내린다. 지난해의 경우 1000 달러(약 106만 원)의 벌금을 내렸다. 하지만 광저우로부터 1000만 유로(약 146억 원)의 연봉을 받는 리피 감독에게 AFC의 벌금은 한끼 식사 비용만도 못한 가격이다. 이 때문에 리피 감독과 같이 상습적으로 규정을 위반하는 이에게는 중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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