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적 열세에도 승리' 최강희, "패배한다는 생각 안 했다"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4.04.02 21: 44

"패배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최강희 감독이 지휘하는 전북 현대는 2일 전주월드컵경기장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G조 4차전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 홈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전북은 광저우와 함께 2승 1무 1패(승점 7)를 기록했지만, 두 팀 간의 득실차에서 밀려 조 2위에 머물렀다. 전북은 지난 3차전 원정경기서 1-3으로 패배한 바 있다.
경기 후 만난 최 감독은 "꼭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선수들과 함께 이기고 싶었다. 예선 한 경기, 승점 3점이 달린 경기이지만, 우리가 지난 원정경기서 아픔을 겪었고, 그 패배로 인해 계속 우리팀이 안 좋은 분위기로 이어졌다.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는 하지 않았지만,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 반영된 경기라고 생각한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홈 팬들이 평일 경기임에도 경기장에 많이 찾아주셨고, 매우 열정적인 응원이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 것 같다"며 "한 경기의 승리에 연연하지 않지만, 오늘 경기는 전체적으로 K리그와 AFC 챔피언스리를 봤을 때 중요한 분위기가 끼칠 경기였다. 선수들이 10명이서 싸웠음에도 이기고자 하는 투혼을 펼쳐 승리할 수 있었다. 선수들에게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강희 감독은 후반 21분 큰 고민을 했다. 정혁이 경고 누적으로 퇴장을 당해 수적 열세가 된 것. 수비형 미드필더 혹은 수비수를 투입해 비기는 것을 고려할 수도 있었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정혁의 퇴장은 분명 분수령이 맞다. 선수들에게 상대가 전술적인 변화 혹은 상대 집중력이 떨어질 때 승부를 걸자고 했다. 그 때까지 실점을 하면 안된다고 주문했다. 상대에게 유효 크로스를 주지 않았고, 중원에서도 지지 않아서 잘 됐다"고 답했다.
최강희 감독은 결승골을 넣은 레오나르도를 칭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득점은 물론 수비에서도 자신의 몫 이상을 해줬다는 평가를 내렸다. 최 감독은 "레오나르도가 수비적인 면에서 어려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오늘은 완벽했다. 수비에서의 임무도 잘해주고, 결승골까지 넣어서 우리가 승리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정혁의 경고 누적 퇴장에도 미소를 지어 보였던 점에 대해서는 "이긴다는 자신감은 없었지만 신뢰는 있었다. 전반전에도 우리가 의도한대로 흘러갔다고 생각했다. 패배한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면서 "안타깝게 정혁이 퇴장을 잘했지만, 이재성이 오늘 좋은 모습을 보여 내려서서 김남일과 수비를 하면서 측면을 이용해 역습을 노리자고 했다. 레오나르도가 다른 어떤 경기보다 의지를 보였고,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선수들이 지난 원정경기에서 패배했음에도 오히려 자신감을 가진 것 같다. 생각보다 우리가 더 잘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래서 오늘 경기에 대한 기대를 더욱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날 전북의 승리는 K리그 클래식 팀들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중국 팀을 상대로 한 첫 승리였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광저우와 두 차례 경기를 소화했고, 다른 K리그 클래식 팀들이 중국 팀과 상대하는 것을 모두 보고 있다. 그러나 광저우를 제외한 다른 중국 팀이 K리그 클래식을 압도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다. 단지 걱정되는 것은 K리그 클래식 구단들이 위축된 상태로 몇 년이 흐르면 중국과 격차가 벌어지거나 경기력이 저하될 것 같아 우려된다"면서 "축구 경기가 비싼 선수 한 두 명 혹은 스타 선수가 승부를 결정지을 수도 있지만, 충분히 집중력과 조직력으로 승부를 낼 수도 있어 별개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광저우처럼) 개인적인 능력이 있는 공격수들이 집중했을 때 보여줄 수 있는 경기력은 어느 팀보다 높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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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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