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신형 쏘나타를 느끼다, “눈으론 디자인, 몸으론 하체”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4.04.03 08: 30

그들은 ‘국민차’로 불리고 싶어 한다. 판매 수치가 나타내는 현실은 그 말도 맞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감정은 ‘그것이 국민차’이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현대자동차 신형 쏘나타(개발명 LF쏘나타)는 ‘기본기’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자동차의 본질에 충실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봉사하려 한다”는 자세를 ‘신형 제네시스’ 때부터 견지했고 그 기조는 ‘신형 쏘나타’로 이어지고 있었다.
4월 2일 충남 태안의 안면도 일대에서 열린 ‘신형 쏘나타’ 미디어 시승행사에서 김상대 현대자동차 국내마케팅 실장은 인사말을 통해 “품질로 얻은 자신감에다 고객을 최우선시 하는 낮은 자세로 고객의 목소리를 듣겠다”고 말했다. ‘신형 제네시스’ 이후 현대자동차가 내세우고 있는 방향성을 ‘신형 쏘나타’를 통해서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는 다짐이었다.

기교가 아닌 ‘기본기’로 자동차의 본질에 다가갔다는 ‘신형 쏘나타’는 시승자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안면도 리솜오션캐슬을 출발해 대천해수욕장을 왕복하는 162km 구간에서 ‘신형 쏘나타 2.0 CVVL’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 봤다.
▲ ‘하체’가 달라졌어요
‘신형 쏘나타’의 익히 알려진 변화는 디자인이다. 2009년 출시 된 ‘YF 쏘나타’ 이후 5년만에 선보이는 풀 체인지 모델인지라 그 생김새가 완전히 달라졌다. 작년 말 발표 된 ‘신형 제네시스’부터 새롭게 적용 된 ‘플루이딕 스컬프처 2.0’이라는 이름의 디자인 철학이 그대로 반영 됐다. ‘7세대’까지 이어졌다는 혈통을 어디서 찾아야 할지 혼란스러울 정도로 모양은 딴판이다.
디자인은 ‘쏘나타’라는 이름만 같을 뿐, 각 세대별로 너무나 크게 달라져 왔기 때문에 ‘기본기’를 운운하기에는 성에 차지 않는다. 현대차 관계자들이 말하는 ‘기본기의 변화’는 어디에 있을까?
 
눈이 깨닫지 못한 변화를 운전자는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전작인 ‘YF 쏘나타’에 비해 하체가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종전 세대가 몸통으로 달렸다면 LF는 바퀴로 달리는 느낌이다. 범종을 때리는 당목이 낮은 중심에서 치고 나가듯 네 바퀴가 균형감 있게 땅을 밟고 나갔다.
안정감을 갖춘 하체는 여러 효과를 줬다. 고속 주행에서 한결 차분해졌고 코너링은 부드러웠다. 가속과 감속에 리듬감이 있었다. ‘패밀리 중형 세단’이라는 세그먼트의 명제에 제법 잘 어울리는 덕목이다. 가족을 태운 운전자가 보여줄 수 있는 최선의 주행성능을 ‘신형 쏘나타’가 갖추고 있었다.
▲안정감은 챙기고 ‘다이내믹’은 버리고
부드러운 주행성능은 대신 꽤나 중요한 덕목 하나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바로 ‘역동성(다이내믹)’이다. ‘신형 쏘나타’에는 전작에는 없었던 ‘스포츠 모드’가 추가 됐다.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 또는 운전 상황에 따라 차량의 반응을 달리할 수 있는 기능, 즉 ‘에코 모드’ ‘일반 모드’ ‘스포츠 모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일단 ‘에코 모드’와 ‘스포츠 모드’의 차이는 몸으로 느껴졌다. 에코 모드일 때는 잠자고 있던 운동성이 스포츠 모드에서는 눈에 띄게 활발해 졌다. 하지만 ‘스포츠 모드’라 하더라도 ‘폭발적’이지는 않았다. 추월구간에서 미리 탄력을 받아서 오지 않으면 자칫 창피를 당할 수도 있다. ‘터보’ 엔진이 간절했지만 이 엔진은 향후 출시 계획에만 있다.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하는 버튼은 운전자가 시선을 따로 주지 않고 찾아내기가 쉽지 않았다. ‘신형 쏘나타’의 센터페시아는 운전자를 향해 4.5도 가량 기울어져 조작 편이성을 높였지만 변속기 스틱 바로 뒤에 숨어 있는 드라이빙 모드 선택 버튼은 운전 상황에 맞게 시시각각 모드를 바꿔가면서 운전을 하고 싶어하는 운전자에게는 직관적이지 않았다.
▲비서, “안전을 말해줘요”
‘신형 쏘나타’에는 다양한 첨단 안전장치가 장착 돼 있다. 개중에는 시승 과정에서 직접 체험해 볼 수 있었고, 또 꽤나 깊은 인상을 준 기능도 있었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과 어드밴스트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ASCC)이 그것이었다.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은 윈드실드에 장착 된 카메라가 차선을 인식해 방향지시등이 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차선을 넘나들 경우 경보음을 내는 기능이다. 차선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핸들을 알아서 잡아주는 데까지는 미치지 못했지만 경보음을 울려 운전자의 주의를 환기시켰다.
ASCC는 한 단계 진보한 크루즈 컨트롤 시스템이다. 일반적인 크루즈 컨트롤은 지정해 놓은 속도로 달리기만 하지만 ASCC는 지정한 속도로 크루즈 운행을 하다가 앞차가 지정 수준 이하로 속도를 줄이면 자동적으로 속도를 떨어뜨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시켜 준다. 앞차가 완전히 정차했다가 출발하는 경우에도 지정한 크루즈 속도까지 자동적으로 가속이 된다. 피로감이 몰려오는 장거리 고속도로 주행에서 매우 유용한 기능이다.
▲여전한 숙제, 연비와 가격
운전성능이 좋아지고 안전성이 높아졌지만 여전한 숙제는 연비와 가격이다. ‘신형 쏘나타 2.0 CVVL’의 공인 연비는 복합연비가 12.1km/ℓ(16/17인치 타이어 기준)다.
 
이날 시승행사에 동원된 차량은 모두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했고 시승에 참가한 기자들은 다양한 차량 성능을 테스트하기 위해 가혹한 조건으로 운전을 했다. 이런 조건에서 대부분의 차량이 보인 연비는 7.5 km/ℓ 전후였다. 가혹한 운전 환경을 감안한다면 그리 나쁜 편은 아니지만 한층 높아진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기에는 간극이 있어 보인다.
차량 가격 또한 2.0 CVVL 모델이 2255만 원~2860만 원이라고 했지만 구매자들이 선호하는 옵션 몇 가지를 추가하면 가볍게 3000만 원을 넘어간다.
몇몇 아쉬움은 있었지만 신형 쏘나타가 올바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사실 만큼은 부인할 수 없을 듯하다.
100c@osen.co.kr
신형 쏘나타의 내외관 사진과 운전자 쪽으로 4.5도 기운 센터페시아.
김상대 현대자동차 국내마케팅 실장이 시승행사에 앞서 신형 쏘나타의 개발 철학을 밝히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가 대천 해수욕장 주차장에서 신형 쏘나타의 트렁크에 골프백 4개를 싣는 장면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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