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한데 멋있다는 신조어 ‘찌질미(美)’와 딱 들어맞는 남자가 있다. 바로 배우 주상욱이 연기하는 MBC 수목드라마 ‘앙큼한 돌싱녀’ 속 차정우다. 가만히 있으면 멋있는데 움직일 때마다 웃긴 구석이 다분한 차정우는 주상욱의 과도하게 올라간 고개 한방으로 표현이 되고 있다.
주상욱은 ‘앙큼한 돌싱녀’에서 성공했지만 지질한 모습을 숨길 수 없는 벤처사업가 차정우를 연기하고 있다. 현재 전 부인 나애라(이민정 분)에 대한 사랑이 다시 불붙으면서 국승현(서강준 분)과의 삼각관계가 형성되고 있는 중. 사랑을 쟁취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정우의 지질한 구석은 로맨스가 심화되면서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11회는 절친한 동생 승현이 자신에게 애라를 차지하겠다고 선언한 것에 대해 충격을 받은 정우가 유치한 질투를 시작하는 모습이 담겼다. 승현이 그린 그림을 빼앗고, 애라와 단둘이 있고 싶어 테러훈련을 속이거나, 승현과 힘대결을 한답시고 닭싸움을 벌이는 정우의 모습은 웃음이 터졌다.

정우의 매력은 주상욱이 연기하는 한없이 올라간 얼굴 각도에서 비롯된다. 누구나 부러워할만큼의 완벽한 외모를 갖추고 있지만 민망한 상황이 맞닥뜨리거나 애라에 대한 진심을 애써 숨길 때마다 한껏 치켜세워지는 고개가 재미를 선사하는 것. 정우와 애라가 이혼할 수밖에 없었던 각자의 오해가 풀린 이후 삼각관계가 본격화된 이 드라마는 매회 주상욱의 코믹 표정이 시청자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망가지는데 있어서 일그러지는 표정과 함께 주목할 만한 점은 주상욱의 얼굴 각도. 과도하게 휙휙 돌아가고 다소 멋과는 거리가 먼 웃기게 머물러 있는 고개는 정우의 코믹한 요소를 배가시킨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남자 주인공이 웃긴 성향을 가진 경우는 많지만 이를 잘못 활용할 경우 로맨스의 달달한 요소가 확 줄어들길 마련이다. 허나 주상욱은 얼굴 각도와 표정으로 웃긴 요소를 소화하고, 진중한 감정 연기로 진지한 로맨스를 형성하며 이 같은 로맨스 흐름이 깨지는 것을 방지하고 있다.
그가 고개를 치켜세우고 ‘찌질미’를 드러내는 장면은 이미 ‘앙큼한 돌싱녀’ 팬들 사이에서 유명하게 됐다. 이미 캐릭터로 된 고개를 돌리는 연기는 배우 주상욱의 진가를 다시 한번 확인하게 만든다. 이 작품을 통해 정극에서 멋있는 역할만 했던 주상욱의 다소 가벼운 코믹 연기는 제대로 흥했다는 평가. 이미 극중 캐릭터에 다수의 별명이 따라붙을 정도로 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앙큼한 돌싱녀’가 뻔한 이야기 구조에도 놓칠 수 없는 재미를 선사하는 것에는 뻔한 이야기를 톡톡 튀게 그리는 작가와 연출, 그리고 이를 연기하는 배우들의 조합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 특히 주상욱은 이미 정평이 나있는 섬세한 감정연기를 코믹한 요소로 전환해서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를 완성하고 있다. 누가 고개를 돌리는 것 하나로도 코믹 연기가 된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을까.
16회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종영까지 단 5회만 남은 상황. 이제 남은 회차 동안 정우와 애라의 로맨스가 어떻게 그려질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미 코믹 연기에 물이 오른 주상욱이 장기인 진중한 로맨스에서 보여줄 설렘 가득한 연기를 보는 재미도 이 드라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전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린 알고 있다. 그가 OCN 드라마 ‘텐’과 KBS 2TV ‘굿닥터’에서 여성 팬들을 휘어잡는데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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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큼한 돌싱녀’ 방송화면 캡처